룰라 전 대통령은 출마를 거부하고 있으나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대선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는 집권 노동자당(PT) 소속 연방상원의원과 연방하원의원들 사이에 룰라의 복귀를 바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가 PT 소속 101명의 의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룰라의 대선 출마를 지지한 의원은 13명, 호세프 대통령을 후보로 지지한 의원은 60명이었다.
룰라가 최근 자신을 둘러싸고 나도는 대선 출마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룰라는 지난 8일 한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 후보는 내가 아니라 호세프”라고 했다. 자신이 호세프 대신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도 밝혔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룰라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는 상태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의 최근 조사결과 호세프의 예상득표율은 38%로 나왔다. 지난 2월 조사(44%)에서 6%포인트 하락했다.
호세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도 나빠졌다. 2월 조사와 비교해 긍정평가는 41%에서 36%로 내려갔다. ‘보통’은 37%에서 39%, 부정은 21%에서 25%로 높아졌다.
이처럼 호세프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아 대선 패배가 우려되면 룰라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룰라의 출마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경제문제 등으로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거나 전체 당원들의 요구가 없는 한 대통령 후보가 교체되기는 어렵다.
PT의 연방하원 원대대표이자 룰라의 측근 가운데 한 명인 비센치뉴 의원은 “룰라가 출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룰라는 PT 후보로 2002년 말 대통령에 당선됐고, 2006년 재선에 성공하며 2003∼2010년 8년간 집권했다.
브라질 선거법은 세 차례 연속 대통령직 취임을 금지한다. 다만 연임한 대통령이 선거를 한 차례 이상 건너뛰고 나서 출마하는 것은 가능하다.
올해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는 10월5일 시행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10월26일 치른다. 결선투표에서는 1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이긴다.
대통령과 함께 전국 27개 주의 주지사와 연방상원의원 81명 가운데 3분의 1, 연방하원의원 513명 전원, 각 주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도 함께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