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트랜드] 미 사이버 카페 급속 퇴조

한때 미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이버 카페 열기가 요즘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컴퓨터 보급이 대중화된데다 미국 전역에 고속 인터넷망이 깔리면서 굳이 값비싼 사이버 카페를 찾아나설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사이버 카페가 등장한 것은 지난 90년대초. 레스토랑, 술집, 커피전문점들은 앞다투어 컴퓨터를 설치하고 고객들에게 인터넷 접속이라는 당시만 해도 주목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불과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수많은 업체들이 고객들의 외면으로 채산을 맞추지 못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시카고 지역에 3개의 카페를 운영중인 다니엘 키트는 『지난 96년 처음 개점했을 때만해도 주변에 7개 업체가 경쟁을 벌였으나 지금은 우리만 혼자 남았다』고 전했다. 역시 96년에 카페를 개설했던 브래드 자닉도 버티다 못해 지난해 11월 결국 문을 닫고 인터넷 웹사이트 운영쪽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3년이 지나도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값싼 가정용 컴퓨터와 랩탑 컴퓨터의 폭넓은 보급, 다양한 접속수단의 개발 덕택에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끔 상황이 달라진 점을 한탄하고 있다. 특히 당초 주 타깃으로 잡았던 비즈니스맨들이 대거 떨어져나간 게 가장 큰 타격을 안겨 주었다. 초소형 컴퓨터인 팜파일럿, 웹 전화기 등 속속 등장하는 첨단제품도 사이버 카페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긴 마찬가지다. 사이버 카페들이 이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변신을 서두르고 있음은 물론이다. 약 4만달러에 불과한 저렴한 창업 비용은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첨단제품으로 교체하고 고급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가 하면 단순한 커피 전문점에서 벗어나 아예 현대적인 사무공간으로 변신하는 업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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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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