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푸드뱅크 사업 식품업계서 외면

작년 기탁액 한해 폐기물량 1%도 안돼끼니를 잇지 못하는 불우이웃에게 남는 음식물과 식품을 나눠주는 '푸드 뱅크(food-bank)' 사업이 대부분 식품업체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8년 이 사업이 도입된 이후 식품기탁 실적(도매가 환산액)은 첫해 28억원에서 99년 51억원, 지난해 72억원으로 외형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식품기탁자도 현재 식품업체 및 슈퍼마켓 1,684곳 등 7,300곳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기탁액 72억원은 국내 식품업체가 한해 동안 팔지 못하고 폐기처분 하는 반품량(시가 9,000억원 어치 추정)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잠재적 최대 기탁자인 식품업체들이 사실상 이 사업을 거의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순수 식품 분야 매출 20위(99년 기준 1,600억~9,500억원) 안에 들어있는 식품업체 가운데 13곳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나 연간 1억원 어치 이상을 기탁한 곳은 롯데칠성음료㈜, 제일제당㈜, 롯데제과㈜, 파리크라상㈜, 대상㈜ 등 5개사에 불과하다. 게다가 D식품, D제과, D포장, N유업, S식품 등 굴지의 식품업체 7곳은 아예 이 사업에 참여치 않고 있고 N사, H제과, H음료, D제당, O사 등 8곳은 연간 기탁액이 1억원 미만이다. 식품업계의 반품처리율이 4%대(식품공업협회 비공식 집계)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회사 대부분은 '유통기한 임박' 등의 사유로 반품돼오는 연간 60억원 내지 380억원 어치의 제품을 폐기처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식품업계가 폐기처분하는 반품 제품들이 모두 푸드 뱅크 사업에 지원될 경우 결식아동, 결식노인 등 저소득층 94만여명에게 연중 식료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복지부는 분석하고 있다. 현재 식품공급이 필요한 대상은 ▦결식아동 2만3,000명 ▦결식노인 5만명 ▦중식지원 학생 16만4,000명 ▦기초생활수급자 155만명 등 모두 18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푸드 뱅크 사업에 참여하면 기탁액이 모두 손비로 처리돼 상당한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별도 비용을 들여 폐기처분하면서도 기탁을 꺼리는 것은 식품변질 사고 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이 나 그 같은 사고는 지금까지 단 1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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