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반덤핑판정 앞둔 中철강사, 수출가 24% '스스로 인상'

무역위, 7개사 제의 받아들여

국내 철강업체·수입자 이익 늘듯


중국 철강업체들이 우리 정부의 반덤핑 관세 부과 움직임에 자발적으로 수출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건은 다수의 사업자가 공동으로 가격 인상을 약속해 덤핑조사를 원만하게 해결한 최초의 사례다.

무역위원회는 15일 덤핑조사를 진행 중인 중국산 H형강의 수출 가격을 자발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진시스틸 등 7개 중국 수출업체의 제의를 받아들이고 이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역위가 의결 안건을 기재부 장관에게 건의하면 기재부 장관이 최종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사 중단 등 효력 발생은 관보 게재일이다.


무역위에 따르면 진시스틸 등 7개사는 앞으로 H형강 수출 가격을 지난해 4·4분기 한국에 수출한 H형강 평균 가격보다 24%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지난 2013년 기준 연간 68만톤(4,300억원)의 H형강을 한국에 수출했으며 이는 한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H형강 전체 물량의 8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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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제의 수락은 외국 수출업자가 덤핑 제품의 수출 가격을 자발적으로 인상하도록 유도해 국내 산업의 피해를 막도록 한 수출 가격 인상 약속제도에 따른 것이다. 수출업자의 가격 인상 약속이 받아들여지면 반덤핑 관세 부과 없이 덤핑조사가 중단된다.

국내 H형강 시장은 2013년 기준 2조2,500억원 규모로 중국산이 5,200억원 정도로 전체 시장의 23.1%를 차지한다. 무역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H형강 가격 인상으로 국내 H형강 판매 가격이 상승하면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생산업체의 판매 물량이 늘어 매출과 이익이 증대될 것"이라며 "중국 수출자와 국내 수입자들도 덤핑방지관세 납부 대신에 판매가격 인상을 통해 이득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덤핑 관세는 최종 판정이 내려지면 부과되는데 앞서 무역위는 지난해 7월 말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덤핑조사에 착수해 12월 17.69∼32.72%의 예비덤핑 판정을 내렸다.

이외에 무역위는 이들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중국산 H형강 공급자에 대한 덤핑조사 결과를 이달 말 최종 심의·결정할 예정이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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