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경, 청와대 업무보고 내용·의미
'체감경기 살리기' 잇단 부양책 내놔
정부는 올 1월에 거시지표가 최악으로 떨어질 것이지만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대외여건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 앞으로 체감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금융시장의 중개기능이 점차 살아나면서 기업의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교역조건이 호전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점차 개선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 경제의 낙관을 장담하기에는 이르다며 미국경제의 경착륙, 고유가 등 대외여건의 악화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대내적으로는 구조조정의 완료에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건설업 부양 등 경기대책
정부는 이날 건설업체 등 기업들에 큰 선물을 줬다.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비업무용 부동산 판정기준을 완화하고 임시투자세액 공제를 6개월 앞당겨 올해 선공제해주기로 한 것이다.
비업무용 부동산으로 판정되면 부동산 매입을 위한 금융기관 차입금에 대해 손비인정을 받지 못한다. 그만큼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아파트 건설을 위해 부동산을 구입한 건설업체들이 부동산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비업무용 판정기준을 완화, 건설업체들의 세금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또 경기부양을 위한 투자촉진을 위해 임시투자세액 공제를 올해 법인세ㆍ개인소득세 중간예납 때 실시하기로 했다.
투자세액공제는 소득공제가 아니라 세액공제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100억원의 설비투자를 했다고 할 때 10%인 10억원을 법인세에서 바로 공제받는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들에게 그만큼 직접적으로 효과를 주는 것이다.
◇1월 거시지표 최악, 체감경기 회복
정부는 설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단축으로 생산 및 수출이 더욱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조업일수는 25일이었지만 올 1월에는 조업일수가 23일로 줄어들어 산업생산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업일이 1일 줄면 산업생산은 2% 감소한다고 재경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지난해 1월에 산업생산 증가율이 28.1%나 돼 올해에는 더욱 산업생산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예산의 상반기 조기집행과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회복되면서 주식시장 등이 점차 호전, 체감경기는 점차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되어 실질GDP와 실질GNI간의 격차가 지난해 1ㆍ4~3ㆍ4분기까지 6.7%였던 것이 올해에는 1~2%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대비 대책
정부는 미국경제의 경착륙을 연간 2% 이하의 경제 성장과 전분기별 성장률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재정ㆍ금융정책 등을 적절히 혼합하여 정책을 운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시장의 다변화 및 수출상품의 고부가치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세계경제의 하락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출입선을 다각화하고 해외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적정화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원유의 개발수입 및 장기 구매계약을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낙관은 아직 이르다
경제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진척되고 대외여건이 악화되지 않으면 체감경기가 점차 회복된다는 데 정부와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회복되었다기보다는 상반기 예산의 조기집행과 수십조의 공적자금 투입, 각종 감면 정책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하며 경제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의 정책은 엄청난 경기부양책이다"며 "하반기에 우리 경제가 큰 과오가 없으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민간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미국경제가 경착륙하지 않는다면 경제가 점차 좋아질 것이지만 아직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