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코스닥증권시장 사장)김 행장은 경북 예천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지난 67년 서울상대에 진학했다. 하도 오랜 세월을 비슷한 공간에서 같이 보내다 보니 서로가 닮은 면도 많다. 김 행장이 공무원은 2회 선배이나 최고경영자(CEO)로서는 내가 2년 앞선다.
오랜 공직생활 동안 김 행장은 항상 꿈꾸는 미소년 같은 자세로 살아 왔다. 깨끗하고 맑은 얼굴색, 긴 목 또 다소 웅크린 모습의 김 행장은 학(鶴) 같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금융정책업무를 맡고 있을 때나 런던재무관을 하고 있을 때, IMF 이후 구조조정 업무를 맡고 있을 때 항상 한결 같았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그의 겸손함과 온유함을 좋아한다.
김 행장의 가장 큰 덕목은 긍정적인 사고방식, 행동으로 옮기는 열정이라 할 수 있다. 항상 먼저 다가가고 귀를 기울여 듣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자세로 생각하니 그 누가 김 행장을 멀리 할 수 있겠는가.
그의 별칭인 청호(靑湖)에서 느껴지는 순함, 순수함 때문에 기업은행이라는 크고 오래된 조직을 잘 이끌어낼 수 있을까 눈여겨봤는데 이른 시간 안에 노조로부터의 신뢰를 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을 혁신하고 손에 잡히는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또한 그의 열정, 순수함을 바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늘날의 진정한 지도력은 지식과 비전과 열정을 바탕으로 솔선수범하고 자기희생하는 자세에서 생긴다고 믿는다.
오랜 세월 같이 살아왔지만 나는 김 행장이 좋다. 편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이 김 행장의 열정과 행동력을 원천으로 하여 21세기의 선두은행으로 발돋움하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여러 가지로 부족한 나에게 이런 귀한 기회를 준 김 행장에게 거듭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