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새로운 자동차 색상에 끊임없이 도전 기아차 감성품질 업그레이드 시킬 것"

기아차 첫 여성팀장 이경실 칼라팀 수장


'토마토 레드, 칵테일 오렌지, 하와이안 블루, 레몬 그라스...' 카페에서 파는 음료명이 아니다. 다름아닌 자동차 하나하나에 부여된 차명이다.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다가온 '꽃'처럼, 색깔을 입은 차량들은 이름을 하나씩 얻으며 개성 있는 차로 거듭 태어납니다" 이경실 기아자동차 칼라팀장은 차량의 내ㆍ외관 컬러부터 차량 네이밍(naming)까지 자동차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을 하는 칼라 디자이너다. 지난 3월 기아차 첫 여성팀장으로 발령받은 그를 지난 4일 양재동 현대ㆍ기아차 본사에서 만났다. 공업디자인을 전공한 이 팀장은 1992년 기아차로 입사해 기아차의 내ㆍ외관 컬러 디자인만 20년을 해 온 칼라 전문가로 기아차 인기 차종인 쏘울의 히트 컬러'바닐라 쉐이크'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쏘울은 2009년 당시 국내 처음 도입된 '박스카'라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톡톡 튀는 내ㆍ외관 색상 때문에 지금까지도 젊은 층 사이에 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차량을 고를 때 디자인이 '알파'라면 색상 선택은 '오메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팀장은 "소비자들은 자주 보여지는 색상의 이미지를 보고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례로 쏘울의 경우 전통적으로 잘 나가는 흰색이 아닌 바닐라 쉐이크 색상이, 모닝은 레몬그라스가 그 차만의 성격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기억에 남는 차량 색깔은 오피러스의 흑장미색이다. 주로 무채색이 위주인 대형차에 흑장미색을 도입한 것은 파격적인'실험'이었다. 그는 "여성 자가 운전자들이 늘면서 이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여서 고급스러운 흑장미색이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이 팀장은 2004년 2월 모닝을 처음 출시하면서부터는 칼라명을 마케팅적으로도 활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모닝과 같은 앙증맞은 차량은 귀엽고 상큼한 이미지를 연상하는 과일을 떠올려 '토마토 레드', '칵테일 오렌지' 등의 이름을 붙였고, 럭셔리한 K7의 경우 '티타늄 실버', '오로라 블랙' 등 고급스러운 보석류나 광활한 우주 이미지를 입혔다. 덕분에 기아차는 2004년부터 한국색채협회로부터 각종 상을 휩쓸었다. 스포티지 하와이안 블루(2004년), 뉴카렌스 아이리스 바이올렛(2006년)이 '한국색채대상'의 대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에는 포르테하이브리드가 라임트위스트 컬러로 우수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기아차가 색상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최근 그룹 내 감성품질 제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자 이 팀장은 여성이라는 장점을 적극 활용한 섬세한 아이디어와 스타일을 제안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올 뉴 모닝의 히팅 스티어링, 아웃터 핸들, 화장거울 등은 그가 제안해 반영된 아이템으로 역시 '대박'을 쳤다. 그는 "앞으로도 도전적으로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내 기아차의 감성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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