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 법인세 대폭 인하 추진

중국이 80년대 공급 촉진에 바탕을 둔 로럴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의 경제 정책 `레이거노믹스`를 닮은 세제개혁에 나선다. 세율 인하와 세제 단순화를 통한 민간 투자 활성화로 경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6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06년 시행 목표로 현재 33%인 법인세율을 24~28%대로 낮추는 세제 개혁을 추진중이다. 중국 정부는 세부담을 줄일 경우 투자증가→생산증가→소비증가→경제성장→세수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정부 주도의 성장축을 민간 주도로 이전하려는 중국 정부의 장기 계획하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97년 환란 후 중국 경제 성장이 대형 국책 사업에 의해 이뤄졌다면, 이젠 민간 부문의 투자를 활성화시켜 정부의 역할 비중을 점차 줄여나간다는 것. 이는 정부의 대형 사업 발주로 경제를 자극해야 한다는 케인즈노믹스(수요강조)에서 81~89년 레이거노믹스(공급강조)로 이전되는 과거 미국의 경우와 매우 흡사해 주목된다. `감세`로 공급을 촉진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면서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것이 레이거노믹스의 논리다. 이와 함께 중국은 부족한 세수 보충을 위해 세제를 단순화시켜 탈세 여지를 줄일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선 세금 탈루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되고 있는 데 이 때문에 세제 단순화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번 세제 개혁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기업의 설비투자 전액에 대한 세금공제 방안이 연내 도입된다는 것. 이 또한 기업의 투자 지출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이번 세제 개혁의 기본 목적에 부합된다. 그러나 현재 각종 세금 감면 혜택으로 실질 세율이 20%대에 불과한 외국계 기업들의 세부담은 전보다 상당폭 늘게 된다. 이 때문에 저임금과 세제 혜택이란 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매력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 공산이 크다. 한편 일각에서는 레이거노믹스 당시 미국이 경기침체 중 인플레, 즉 스태그플레이션 단계였다면 현재 중국은 고속 성장 단계란 점에서 중국이 레이거노믹스를 답습하는 것은 무리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현재 철강ㆍ자동차 등 많은 부문에서 과잉 투자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마당에 공급 촉진은 말도 안 된다는 것. 또 자칫 앞서 말한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엔 중국 정부는 세수 감소로 인해 가난한 정부로 전락할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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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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