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盧대통령 TV토론/이모저모] 공격적 질의 답변 ‘파격’

노무현 대통령은 1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 국정원장 인사를 비롯한 정치 문제와 경제개혁 등 다양한 국정현안에 대한의견을 밝히면서 민감한 질문에는 즉답을 유보하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20분간 진행된 이날 토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국민과의 대화`와는 달리 TV 정규 프로그램에 대통령이 출연한 것으로서 노 대통령과 패널들 사이에 공격적 질문답변으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는 등 파격의 연속이었다. 진회색 양복에 흰색 셔츠, 파란색 계통의 넥타이 차림의 노 대통령은 시종 엷은미소를 지으면서 여유있게 토론에 임했다. 노 대통령은 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패널들에게 “우리끼리 자화자찬하면 듣는 사람들이 신경질낸다”며 `용비어천가`를 부르지 말아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패널들로부터 민주당 신주류의 신당 추진과 측근인 안희정씨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지금은 말을 참고 나중에 밝히겠다”는 식으로 피해갔다. 안희정씨 수사에 대해 “참모들이 말려서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기소되고 수사가 끝난후 밝히겠다”고 답변을 미뤘고, 신당론에 대해서는 “나도 지금의 정국에 대해 말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데 차마 말하기 어려워 아끼고 있다”고 밝혔다. 한총련 의장이 깜짝 출연해 마이크를 잡고 수배자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노 대통령은 “한총련 의장이 잡지에 쓴 공개편지를 봤는데 열린 자세에 안도감을 느꼈고 느낌이 좋았다”고 평가하고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인터넷에서 `놈현스럽다`는 표현이 `결정적인 순간에 실망시킨다`는 표현으로 쓰인다”는 질문에 “아직 (그런 표현을) 못봤다”며 “어릴 때 집을 짓는데 목수가 오전내내 연장만 갈아서 어머니가 불평을 했는데, 연장을 잘 갈아놓으니 오후에 금방 집을 짓더라”며 “실망스럽다는 평가는 좀 성급하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 곳곳에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자주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론자가 새 정부가 언론정책에 대해 집중추궁하자 “신문이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대통령 대접을 한 적 있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토론자가 “교육개방이 어떻게 세계적인 추세냐”고 따지자 “그렇게 말한 적 없다”며 언성을 높였다. 노 대통령은 토론 말미에 손석희 사회자가 “오늘 출연료는 안드린다”고 하자 “방송의 횡포”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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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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