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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주택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도 공격적인 분양에 나설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중견 업체들은 지방 대도시와 혁신도시를 기반으로 세종시를 거쳐 수도권 택지지구를 적극 공략해 신흥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물량 상위 2·3위를 차지했던 부영주택과 중흥건설을 비롯해 3,000가구 이상 공급한 바 있는 호반·반도·EG건설 등 중견사들이 올해도 각각 적게는 5,000가구에서 많게는 1만7,0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공급물량 상위 15개사의 절반가량이 시공능력평가 20위권 바깥의 중견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공급물량이 1만가구가 넘는 중견 건설사가 두 곳이나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대우건설에 이어 분양물량 2위를 차지했던 부영주택은 올해도 1만6,892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임대아파트 위주의 독특한 사업구조를 지닌 부영주택은 올해 광주·전남혁신도시와 부산 강서구 신호지구에서 약 1,763가구의 공공분양 아파트도 선보인다.
지난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호반건설은 올해 다시 공격모드로 전환한다. 예정된 공급물량만 8,511가구에 이른다. 수도권 물량이 대부분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택지지구는 위례·동탄·광교 등 신도시에 비해 분양성이 떨어지지만 적절한 비용에 부지를 매입해 공급하면 수익성이 충분하다"며 "용지를 추가 매입할 경우 공급량이 1만가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도건설도 지난해보다 2,200여가구가 늘어난 5,64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동탄2신도시에서만 3개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고 세종시와 양산 물금지구, 대구 동구 등 청약 열기가 높은 곳 위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반면 지난해 총 9,060가구를 공급해 분양실적 3위를 차지한 중흥건설은 올해 5,124가구로 물량을 다소 줄였다.
올해 분양물량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사 중 지역 중견 업체가 많은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부산을 기반으로 하는 동원개발과 협성건설이 대표적이다.
'로얄 듀크'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동원개발은 올해 4,855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협성건설은 최근 신규 브랜드 '휴포레'를 론칭하고 대구·울산지역에 신규 진출하는 등 올해 총 3,996가구를 공급한다. 연고지가 광주·전남인 EG건설은 지난해 4,054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도 양주 옥정신도시, 아산 테크노밸리, 부산 정관신도시 등지에서 5,310가구를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도 고양시가 거점인 대방건설은 지난해 부산 명지지구와 양산 물금지구 등지에서 2,495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 5,554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동문건설이 올해 6,403가구를 공급할 계획인 것도 이채롭다.
동문건설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천안 신부동과 평택 칠원동에서 각각 2,144가구와 3,867가구의 대단지를 분양해 기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사업 위주의 중견 업체들이 대거 워크아웃·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신흥 강자들이 속속 등장해 주택업계의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치밀한 사업분석을 통해 내실을 기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고 있어 실제 분양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