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온정 가득 재능기부] 빈곤국 아이들 위해 빨간 줄무늬 모자 고안

민사고 학생, 파리퇴치 연구<br>세이브더칠드런에 보고서

"빈곤국 파리퇴치를 위해 빨간 줄무늬 모자를 고안했어요."

민족사관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들 3명은 지난 8월 가난한 국가들이 파리로 인한 전염병과 환경오염을 막는 데 자신들의 연구 결과가 힘을 보탤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보냈다.

성시윤·류한슬·임채원 등 3명이 보고서를 보낸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007년부터 모자 뜨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운동은 후원자들이 모자를 뜨는 데 필요한 털실도구 키트를 구입, 스스로 완성해 보내온 모자를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신생아에게 전달하는 것. 이 단체는 지금까지 모자 약 80만개를 접수해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신생아들에게 보냈다.


성양 등은 지난 2월 학교 '과제연구' 수업 과제로 파리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는데 무늬와 색깔을 나눠 파리가 모이는 정도를 관찰하니 빨강·흰색 줄무늬의 파리 퇴치 효과가 흰색 민무늬 바탕보다 70%가량 뛰어났다. 이 연구는 8월 전국과학전람회에 출품해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나름대로 자신감을 얻은 학생들은 자신들의 연구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이를 세이브더칠드런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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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양은 "어릴 때 TV에서 눈가에 앉은 파리를 쫓을 힘조차 없어 그대로 두는 저개발국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다"며 "‛빨간 줄무늬가 있는 옷이나 담요를 주면 따뜻하고 파리도 덜 붙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양은 "처음부터 누굴 돕겠다고 시작한 연구는 아니었지만 현장에서도 효과가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라며 "나눔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살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지난달 말 모자 뜨기 캠페인 시즌7을 시작한 세이브더칠드런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캠페인 안내 책자에 소개했다. 그리고 키트에서 빨간색과 흰색 실을 최대한 늘렸다. 이 모자들은 내년 3월 이후 잠비아ㆍ에티오피아 등으로 보내진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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