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FT)는 4일 월가 트레이더 분석을 인용해 신흥국 중앙은행이 지난 5월 유로를 이례적으로 대거 처분했다며 헤지펀드와 기관투자가도 유로를 투매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 외환 전략가는 FT에 "유로 위기 심화 때문에 (신흥국) 중앙은행의 유로 선호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가 지난달에만 7% 가까이 떨어져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고 FT는 지적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의 리처드 코치노스 외환 전략가도 "1년 전만 해도 중앙은행이 유로 가치 하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이들이 유로화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의 외환 방어도 유로 매각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FT는 노무라의 분석을 인용해 한국이 최근 몇 주간 원화 방어를 위해 70억 달러 상당의 보유 외환을 매각한 것으로 추산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 중앙은행 역시 환율 방어에 개입한 것으로 노무라는 덧붙였다.
한편, 유로의 이 같은 추락 때문에 달러 위상이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국제통화기금(IMF) 최신 집계를 인용해 전 세계 중앙은행 보유 외환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율이 60% 이상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