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따스함과 소박함이 담긴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돌아오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 할아버지와 손자 준희 / 사진 = 이유석 인턴기자

연극 ‘나와 할아버지’ “거. 너, 시간 좀 있냐?” / 사진 = 이유석 인턴기자

연극 ‘나와 할아버지’ 프레스콜 시연 중 / 사진 = 이유석 인턴기자

연극 ‘나와 할아버지’ 프레스콜 시연 중 / 사진 = 이유석 인턴기자

집밥 같은 따스함이 담긴 연극 <나와 할아버지> 재연의 막이 올랐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10주년 퍼레이드 두번째 작품으로 선보이는 공연. ‘2013 남산 희곡페스티벌’ 낭독 공연에 이어 지난해 7월 정보소극장에서 정식 공연된 바 있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열린 연극 ‘나와 할아버지’ 프레스콜에 민준호 연출과 배우 김승욱, 오용, 진선규, 이희준, 오의식, 홍우진, 정선아, 양경원이 참석했다.

민준호 연출은 지난해 공연과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원본에 가깝게 갔다. 지난해 정보 소극장 무대에 올릴 때는 조금 더 대중적인 코드에 초점을 맞췄다”며 지난해엔 관객들의 눈물 코드를 고려했었다고 답했다. 이번 공연에선 장례식 장면에서 등장하던 할머니 이야기를 다시 극 마지막 부분으로 옮겼다. 민 연출은 “과연 눈물이 가장 큰 의미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산 공연 때도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어도(할머니 이야기가 뒷부분에 등장해도)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관객을 더 울릴 것을 내려놓고 원본대로 순서를 되돌렸다”고 덧붙였다.

끊임 없이 잔소리를 하는 할머니와 이에 지지 않고 똑같이 받아치는 할아버지, 그리고 중간에서 양쪽을 정신없이 오가는 손자까지. 많은 대사를 받아들이기 벅찰 것 같지만 솔직하고 유쾌한 이들의 대화에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몰입하면서 실제 할아버지와 손자의 모습을 엿보는 듯한 생동감마저 든다.

배우 정선아는 이 공연의 매력을 ‘소박함’과 ‘친숙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맛있는 레스토랑을 가도 집밥이 가진 매력만 못할 때가 있다. 화려한 공연에 지쳐 있는 관객들에게 집밥 같은 따스함을 전해줄 것”이라며 ‘나와 할아버지’의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배우 이희준은 ‘나와 할아버지’를 통해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이희준은 “한예종을 졸업하면서부터 형들과 함께 한 극단이다. 같이 노래 부르며 꿈을 꿨다. ‘간다’와 공연하는 건 놀이터에서 노는 것과 같이 즐겁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할머니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만 재밌다. 카메라는 늘 컷이 나뉘는데 연극은 동시에 슛이 들어가면 언제 끊을지는 우리의 몫이다. 누군가에 의해 컷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알아서 오버랩하고 컷하는 것이 재밌고 신난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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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홍우진은 준희와 할아버지-할머니와의 관계에 변화가 시작되는 운전 장면이 극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할머니와 함께 인천으로 가는 장면과 서울로 올라오는 자동차 운전 장면이 인상 깊다. 가깝지 않은 관계에서 변화되는 모습이 시작되는 장면이다”

이번 <나와 할아버지>의 공연은 전 배역이 더블 혹은 트리플 캐스팅인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민준호 연출은 “함께 하는 분들의 색이 무척 다양하다. 이들의 합은 단순히 수학적인 합이 아니라 화학적 합니다. 다른 트리플 캐스팅 보다 부담이 크지는 않다”며 자부했다. 이어 그는 “직진 할배 김승욱 배우, 기밀한 오용 배우, 아우라를 잘 만들어내는 진선규 배우”라며 ‘할아버지’ 역을 맡은 배우들을 개성을 묘사했다.

‘할아버지’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각각 ‘할아버지’를 어떤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을까.

배우 김승욱은 “대본 속 할아버지가 직선적이고 무뚝뚝하고 표현에 인색한 할아버지다. 사람들이 표현 방식은 달라도 각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마음 속 소중한 것을 언제 어떻게 내놓는지도 다르다. 할아버지의 모습에 그런 중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준희와 할아버지가 친숙해지는 과정에서 서로 소중한 어떤 것을 가지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내놓는지 많이 생각하게 된 역할이다”고 말했다.

배우 오용은 “할아버지를 한번 밖에 못 뵈었기 때문에 흉내를 내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무리 끌어내려 해도 안 되더라. 할아버지 뒷태만 기억이 난다. 그 뒷태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배우 진선규는 “왜 할아버지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읽으려 했다. 외형보다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향수가 묻어날수 밖에 없는 포인트가 있다. 그런 디테일들을 많이 쓴다. 할아버지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마음을 알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민준호 연출이 실제로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혈기왕성한 공연대본작가 ‘준희’가 대본의 소재를 찾던 중 자신의 할아버지를 관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한국 전쟁 통에 헤어진 할아버지의 옛사랑을 찾는 데 ‘준희’가 동행하게 되면서 자신이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할아버지의 삶을 대면하는 내용을 담았다. 오는 4월 2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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