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터뷰] 김명민 "루게릭환자 맡았으니 죽기 직전까지 가야 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서 루게릭 환자 백종우 역 맡아



SetSectionName(); [인터뷰] 김명민 "루게릭환자 맡았으니 죽기 직전까지 가야 했다"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서 루게릭 환자 백종우 역 맡아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사진=이혜영 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강마에' 김명민(37)이 갈비뼈만 앙상한 수척한 사내가 돼 돌아왔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일상생활에서도 해당 캐릭터와 동화돼 살아가는 것으로 유명한 김명민이 새로 만난 캐릭터는 박진표 감독의 '내 사랑 내 곁에'(제작 영화사 집)의 루게릭 환자 백종우 역.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인 루게릭 환자이지만 어머니를 여의고 만난 장례지도사(하지원)에게 한 눈에 반해 그녀와 적극적인 사랑을 나누는 백종우로 분한 그가 가을 관객들의 눈물샘을 진하게 자극할 예정이다. '불멸의 이순신'에서 인간적 고뇌에 가득한 장군 이순신을, '하얀거탑'의 천재 의사 장준혁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노력형 천재 지휘자 강마에를 연기하며 스스로를 지우고 극중 인물을 온전히 자기에게 덧씌우는 '메소드 연기'의 진수를 펼친 김명민은 루게릭에 걸린 백종우로 살기 위해 촬영 기간 동안 의식을 수차례 잃는 위험을 감수해가며 20kg 이상의 감량을 시도했고 촬영 막바지에 이르러 실제 죽을 지경을 몇 번 경험하고 나서야 감독의 만류로 극한의 다이어트를 중단했다. 가을 초입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김명민을 만났다. 촬영 종료 이후 3개월 동안 10kg가량 몸무게를 회복했다는 그는 여전히 볼이 홀쭉한 채 힘없는 모습이었지만 연기론을 이야기할 때는 특유의 중저음에서 카리스마를 뿜었다. 김명민은 "관객을 설득하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은 캐릭터의 본질에서 조금의 의심의 여지도 주지 않는 것이다. 내가 루게릭 환자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부분도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며 "종우는 죽어 가는데 나만 살며 연기할 수는 없었다. 죽는 지경까지는 가야 했다"며 눈빛을 번득였다. - 매작품에 사력을 다하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목숨 걸고' 찍었다. 팬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 아닌가. ▲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이걸 했다가는 죽겠구나' 생각이 들어 바로 고사했다. 내가 맡은 백종우는 루게릭 환자다. 루게릭은 3~5년 사이에 몸이 뼈밖에 남지 않은 채 말라서 죽어가는 병이다. 환자는 죽어 가는데 내가 살아가며 연기를 할 수는 없는 거다. 주변에서도 모두 만류했고 의사도 말렸다. 하지만 결국 운명인 것 같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내가 출연을 결정하게 됐고 그 다음에는 모든 불안감을 버렸다. - 김명민의 메소드 연기의 끝은 어디인가. 갈수록 캐릭터가 더 세고 독해진다. 강한 캐릭터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나. ▲ 다음 캐릭터가 어디까지 갈 지는 잘 모르겠다. 루게릭 환자인 종우가 죽으니까, 나는 죽을 수는 없으니 죽는 지경까지 간 거다. 그렇게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갈 작품임을 알았기에 쉽게 작품을 결정하지 못했던 거다. 배우는 캐릭터를 표현해야 할 의무가 있으니 캐릭터가 가는 길을 따라 가면 되는 거다. 차기작이 다음 달에 결정될 것 같은데 그 때까지 몸이 회복될 지 걱정이다. - 서울예대 시절에도 동기들과 술도 안마시고 장학금 받으며 학교 다녔다더라. ▲ 학교 때 장학금을 받은 건 별로 내세울 일은 아니다.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숨기다시피 전공을 택했기에 학교를 전투적으로 다녔다. 술 마시고 친구들과 어울릴 때가 아니었다. 보통 연기 전공하는 친구들은 오픈 마인드로 술도 마시고 다양한 선후배들과 사귀며 삶에 대한 경험을 쌓지만 나는 장학금을 타기 위해 모든 수업을 다 들었다. 연기 연습할 시간이 부족해 잠을 4~5시간씩 잤다. 집에는 잠만 자러 가고 강의실, 도서관 그리고 복학생 형들과 남산에 올라 발성 연습과 수업 전 공연 연습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 강마에의 카리스마나 장준혁의 야망은 배우 자신에게서 나온 모습인가. ▲ 작품에 임하면서 나 자신과 싸움에서 이기는 희열이 크다. 내가 노력도 안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면 돈을 안내고 얻어먹은 것 같아 찜찜하다. 내가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제대로 안 나온 편이 낫다. 내 자신과 싸움에서 냉정했고 또 이겼다면 결과가 어떻든 크게 구애를 안 받는다. 내 자신에게 지나치게 냉정한 편이다. 남한테는 냉정하면서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정말 싫다. - 백종우 역을 다시 제안 받는다면. ▲ 절대 못한다. 다시 해서는 안된다. 이번에 몸에 흠집이 났기에 예전 상태로 똑같이 돌아갈 수 없다. 지금도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나이 들면 더 느끼게 되겠지. - 독하기로 유명한 박진표 감독이 "김명민은 더 독하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초인적인 다이어트를 했다. ▲ 처음엔 생야채와 두부만 먹었고 나중엔 생야채가 위에 부담이 돼 익혀 먹었다. 그러다가 환자들이 먹는 유동식으로 바꿨다. 촬영 직전부터 촬영이 끝나기 10일 전까지 매일 0.3~0.5kg씩 빼 나갔다. 그렇게 20kg을 뺐다. 나도 실제 루게릭병에 걸리는 꿈을 꿨지만, 박 감독 또한 내가 죽는 악몽을 꿨다. 결국 촬영 10일 전 박 감독이 "명민씨, 이제 살 그만 빼고 제발 좀 먹자"라고 충고했다. 박 감독을 믿고 이 작품을 택했고, 결국 멈출 때를 아는 것도 감독이라 믿었다.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 몸은 얼마나 회복이 됐나. ▲ 한 달 전부터 63kg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밥은 먹을 수 있다. 지난 5월 25일 크랭크업 후 두 달 정도 지난 다음부터 고기도 먹기 시작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너무 씹는 게 힘들어서 뱉은 적도 있다. 마치 초식 동물이 된 느낌이다. - 캐릭터에 대한 사전 조사가 철저하고, 일상에서도 해당 캐릭터로 살아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종우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 갔나. ▲ 어떤 캐릭터가 관객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면에서 추호의 의심의 여지도 주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가장 첫 번째다. 백종우는 루게릭 환자라는 것이 가장 본질적이었다. 백종우가 루게릭 환자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다른 연기가 아무리 좋아도 관객은 의심의 눈초리로 보게 된다. 많은 배우들이 그 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종우의 병이 진행되는 상태에 맞춰 연구했다. 왼 손의 마비가 오는 것으로 증세가 시작되기에 오른 팔과 다리로 지탱하고 왼 손과 발의 힘을 빼뜨리는 것을 평소에도 연습했다. 평소 물건을 집거나 사용할 때 왼 손을 거의 쓰지 않았다. 실제 루게릭 환자들을 만나 대화할 때마다 그 분들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뺏는 것이기에 너무 괴로웠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분들을 귀찮게 해드리는 것이기에 원하는 질문을 다 할 수도 없어 힘들었다. - 영화의 초점이 극한의 감량에만 맞춰져 있지만 '너는 내 운명' 이후 '명품 멜로'가 탄생할 거라는 기대도 크다. 본격적 멜로 연기는 처음 아닌가. ▲ 이전에도 항상 멜로 연기를 했다. 캐릭터에 맞는 멜로의 감정 표현이 다를 뿐이다. 영화의 장르는 나눌 수 있지만 스릴러 연기, 호러 연기, 멜로 연기 식으로 구분되는 건 아니다. 캐릭터가 사랑을 어느 정도 표현하느냐의 수위 차이가 있을 뿐이다. 종우는 몸은 아프지만 사랑에 관해서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다. 지수 역의 하지원과의 절절한 멜로 장면이 물론 등장한다. 관객들이 눈물 한 방울 진하게 흘릴 법하다. '명품 멜로'로 불리느냐 안 불리느냐는 관객의 몫이다. - 밝고 명랑한 작품에 출연할 뜻은 없나. ▲ 주로 손이 가는 작품은 인간의 복합다중적 성격을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김명민이 하든 배우 A가 하든 차이가 없는 작품은 하고 싶지 않다. 밝은 작품들 가운데는 가벼운 작품이 많다. 인간에게는 밝은 면과 복합다중적인 면이 함께 존재하는 데 유독 한 가지 색만을 말하는 것이 많다. 인간의 수많은 감정 중에 한두 가지를 끌어내는 캐릭터에는 손이 안 간다. 내가 해도 되고 다른 배우가 해도 되는 캐릭터에는 도전 과제조차 느끼기 힘들다. 그래서 복잡한 인물을 선택하는 것 같다. 스타화보 모바일 다운로드 받기 [연예계 숨은 비화] 아니! 이런 일도 있었네~ 살짝 들춰보니… [스타들 결혼 생활] 그들만의 은밀한 침실속 부부생활까지… [스타들의 이혼 결별] 수많은 사연! 불륜·뒤끝·헐뜯기 행각도… [아나운서 비화] 열애·결혼·이혼·성형… 각종 추태까지… [연예계 사건 사고] 아차차! 아찔하게 이런 일들까지… [장자연 사태] 성접대·마약성관계·서세원 불똥·이미숙 송선미까지…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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