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의 신선식품 반값 전쟁은 최근 빚어진 삼겹살과 한우 판매 경쟁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태풍과 재배면적 감소로 배추값이 예년보다 비싸지자 업체들이 앞다퉈 배추 가격 인하 경쟁에 나선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 비해 대폭 앞당겨진 김장 수요를 반영, 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김장용 배추를 포기당 1,650원에 판매한다고 7일 밝혔다. 충남 서산과 아산 농가에서 계약 재배한 물량을 120만 포기 준비했으며, 별도의 구매 개수 제한 없이 판매한다. 6일 가락시장의 배추 가격(포기 당)은 도매가 2,570원, 소매가 3,140원임을 감안할 때 각각 36%, 47%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예약 판매를 통해 더 싼 가격에 배추를 내놓는다. 이마트는 전남 영광과 전북 고창 등에서 계약 재배한 김장용 배추 40만 포기를 포기 당 1,200원에 이날부터 선착순 예약 판매한다. 26~30일 매장에서 수령 가능하며 1인당 18포기까지 구입할 수 있다. 롯데마트도 8~10일 포기 당 1,200원에 당진, 고창, 해남산 배추 20만 포기를 예약 판매한다. 역시 26~30일 매장 수령이 가능하며 1인당 9포기로 물량이 제한된다.
‘반값 배추’ 판매가 가능한 이유는 통상 5~6단계를 걸쳐 공급되는 김장 배추의 유통 과정을 업체들이 계약재배를 통해 낮췄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들 설명이다. 올해 이른 추위로 입동(7일) 전후의 김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가격 할인이 더욱 치열해지는 배경이다. 늦여름 태풍으로 올해 배추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시기가 지연돼 본격적인 김장 배추 출하 시기도 이달 말께로 다소 늦어진 상태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이 친환경 브랜드 산들내음의 김장용 프리미엄 유기농 절임배추 2,000포기를 9일부터 예약 판매하고 인터파크와 롯데닷컴, AK몰 등은 해남ㆍ괴산산 절임배추(20kg)를 2만1,900원~2만7,900원에 판매하는 등 절임배추 할인전도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의 사전 계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국내 재배작물 중 유통단계가 가장 긴 편인 김장배추 판매 구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며 “불황을 맞아 가격 할인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어서 오름세인 김장물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