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공적원조 모델' 만들어 印尼·우즈벡등에 노하우 컨설팅<br>전문 컨설턴트·회사 육성도 추진
| 정부가 세계에서도 놀라고 있는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20개 프로젝트로 모듈화해서 개발도상국에 수출한다. 지난 1972년 울산 미포만의 황량한 바닷가에서 열린 현대미포조선소 기공식에서 첫 공사버튼을 누르는 고 박정희(왼쪽) 대통령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얼굴에 경제개발에 대한 설렘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서울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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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 카리브해의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이 한국을 배우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태어난 곳 정도로만 알고 있는 도미니카는 우리나라의 수출진흥책을 전수 받아 한국의 KOTRAㆍ수출입은행과 같은 수출지원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한국경제개발 50년의 경험이 개발도상국들의 경제개발 교과서로 전수된다. 정부는 경제개발 50년을 맞는 오는 2010년 우리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ㆍKnowledge Sharing Program)'을 모듈화해 개발도상국들에 전수할 계획이다. 경제발전 50년의 경험이 '한국형 ODA(공적개발원조) 모델'이 되는 셈이다.
정부는 내년에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ㆍ우즈베키스탄에 우리의 포괄적인 경제발전 경험을 전수한다. 또 개발도상국에 발전 경험을 전수할 스타 컨설턴트와 회사도 집중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물고기보다는 물고기를 낚는 방법을=한국형 ODA 모델인 KSP는 단순한 물적 원조가 아니다. 최단기간에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우리의 경제발전 경험을 전해주고 국가별 실정에 맞는 컨설팅을 한다.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KSP는 올해까지 15개국, 134개 과제에 대해 정책자문을 진행했다.
정부는 경제발전 50년이 되는 내년에는 KSP 중점 지원국을 올해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ㆍ우즈베키스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반 지원국은 자원 부국과 대륙별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올해와 같은 10개국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점 지원국에는 우리나라가 9억~10억원을 들여 연구진 15명 정도를 파견해 경제 전반의 정책 수립을 도와준다. 정부는 중점지원국에 대해 민관이 함께 하는 경제포럼 등으로 한국형 경제 발전 모델이 국가별 실정에 맞게 적용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일반 지원국은 3억원 정도에 연구진 4~5명을 투입해 수출 진흥이나 과학기술 등 각 해당 분야에 대한 자문이 이뤄진다. 일반 지원국의 경우 자원확보 등 전략적 판단이 고려된다.
◇50년 경제개발 경험 모듈화=정부는 내년부터 우리 경제개발의 경험을 20개 프로그램으로 모듈화해 지원국에 전수할 방침이다.
20개 KSP 프로그램에는 '제1ㆍ2차 석유파동' 당시와 같은 과거 사례뿐만 아니라 최근 아시아 외환위기와 세계금융위기의 극복 경험, 녹색기술 산업 및 녹색산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 육성 등의 정책 추진 사례가 포함되며 성공과 실패 사례는 물론 정부의 제도·정책적 혁신사례와 민간기업의 생산성 향상 사례 등이 함께 다뤄진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산업연구원(KIET)ㆍ한국조세연구원 등의 국책연구기관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오는 2012년까지 100여개 과제에 대한 '모듈화'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을 통해 정책 제안에서 인프라 구축, 운영기법 전수 등을 일괄 지원할 수 있도록 다른 유상ㆍ무상원조 간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스타 컨설팅 인력 육성=정부는 우리나라의 발전경험이 개도국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우수 컨설턴트를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직 고위관료, 국제기구 종사자 등 전문가그룹을 체계화해 스타 컨설턴트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세계은행(WB) 등 국제금융기관과 공동으로 발전경험 공유사업 등을 전개해 컨설턴트에 필요한 경력 요건이 충족되도록 지원하고 국제대학원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기구 진출을 지원해 향후 컨설턴트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신탁기금을 활용해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와의 공동 컨설팅도 추진한다.
주형환 재정부 대외경제국장은 "KSP를 통해 우리나라의 원조 모델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정책 자문 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