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부, "기무사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설계 수정될 것"
종로구 소격동 옛 기무사 터에 있다가 1981년 신군부에 의해 이전이 결정돼 현재의 화동 정독도서관 경내로 밀려난 조선시대 종친부(宗親府) 건물이 제자리로 돌아온다. 종친부는 조선 왕가의 종친에 대한 예우를 위해 지어진 것으로 조선 왕조의 성리학적 위엄과 질서를 상징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최근 문화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종친부 건물의 원형 이전 복원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옛 기무사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건립하기에 앞서 지난 3~5월 발굴 조사를 벌인 결과, 월대(月臺ㆍ궁전이나 누각 앞에 세운 섬돌)와 다짐층 등 종친부의 기단부 흔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당초 문화부는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종친부 건물은 현 위치인 화동 정독도서관 경내에 그대로 놔두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종친부 흔적이 연이어 발굴되자 학계에서는 ‘원위치 복원’에 대한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부 관계자는 "종친부 건물의 복원으로 미술관 설계는 수정해야 한다"며 "미술관 규모가 일부 줄지만 현대와 전통의 조화라는 점에서 장점도 있어 종친부의 이전 복원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화부는 기단부 흔적에 대한 최종 확인 작업을 거쳐 종친부 건물을 해당 기단에 다시 세울 방침이다.
종친부 건물은 고종 즉위 직후 대원군의 주도로 중건(重建)됐으며 신군부 집권 당시 보안사령부가 테니스장을 지으려고 지금의 정독도서관 경내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