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롱쇼트전략의 역설

다양한 투자기법 결합한 펀드가 되레 수익률 높아

수익구조 꼼꼼히 살펴야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펀드시장을 휩쓸었던 롱쇼트펀드가 운용사의 빗나간 매수 및 공매도 판단, 공매도 물량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역설적이게도 종목 전망에 근거한 롱쇼트 기법을 덜 사용한 상품들의 성과가 좋았다. 기업의 실적 예상치가 빗나가면서 매수 주문을 낸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던 탓이다. 롱쇼트 전략이 '절대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만큼 투자자들은 펀드의 수익 구조를 꼼꼼히 살피고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12월23일 기준)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국내 롱쇼트펀드는 지난 9월 출시된 'IBK가치형롱쇼트펀드'다. 이 펀드(A클래스)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15%로 3개월 성과가 집계되는 펀드들의 평균 성과(-1.25%)를 6%포인트가량 웃돌았다.

롱쇼트펀드란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은 매수하는 한편 내릴 것으로 판단되면 공매도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상품이다. 박스권 장세에서도 수익을 내기 위해 롱쇼트 기법을 활용한다. 롱쇼트 펀드들은 주로 펀더멘털 롱쇼트(종목 분석에 근거해 매매 전략을 펴는 방법) 전략을 사용한다.


IBK가치형롱쇼트펀드는 저평가돼 있거나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면서 시장 상황이 불안할 때 위험(리스크) 회피 목적으로만 선물지수를 매도한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키기 위해 롱쇼트 기법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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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IBK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차장은 "잃지 않는 투자를 기본 철학으로 삼고 올해 우수한 성과를 보였던 IBK중소형주코리아펀드에서 가치주를 발굴하던 노하우를 상품에 접목시키되 리스크 회피 목적으로만 매도 전략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 이상 운용된 상품들을 살펴봐도 롱쇼트 전략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투자 전략을 결합한 상품의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트리플알파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의 A-E클래스는 연초 후 7.16%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롱쇼트 전략과 더불어 공모주 투자,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이벤트 및 이례적 현상 활용, 채권투자를 결합하는 '트리플알파' 투자법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이밖에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를 매도하는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Cf클래스(5.44%)'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혼합]Ce(4.93%)' 등도 연초 후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펀더멘털 롱쇼트를 주로 사용하는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 C1(-5.25%)'은 크게 부진했다. 지난 3월 출시돼 설정 4개월 만에 순자산 5,000억원을 돌파했던 '미래에셋스마트롱숏50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혼합)종류A'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0.2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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