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쇠고기·청바지 판매가, 수입가 3~4배 달해

유럽산 유모차는 54만원대에 들여와 149만원에<br>논란일자 대형마트·백화점, 수입업체에 책임전가



쇠고기·청바지 판매가, 수입가 3~4배 달해 유럽산 유모차는 54만원대에 들여와 149만원에논란일자 대형마트·백화점, 수입업체에 책임전가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손철기자 runiron@sed.co.kr 정부가 처음으로 소비재 90개 품목의 수입가격(세금 포함)을 공개했다. 수입 쇠고기는 판매가격이 수입가보다 3배 이상, 청바지는 3~4배 높았다. 분유와 유모차 등 유아용품 역시 판매가격이 2~3배 높았다. 수입제품의 판매가격은 수입가에 물류비와 적정마진을 포함한 수준이 적정한데 이처럼 과도하게 높은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바가지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리'라는 지적에 대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수입업체들에 책임을 전가했으며 수입업체는 일부 가격은 공개된 제품과 실제 판매품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관세청이 30일 발표한 국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90개 수입품목의 1ㆍ4분기 수입가격 내역'에 따르면 호주산 냉동갈비는 ㎏당 수입가가 3,430~9,831원으로 최고급 제품이 백화점 등에서 '명품갈비'라는 이름으로 3만~4만원에 팔리는 것을 고려하면 판매가는 3배 이상 비쌌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삼겹살은 가장 많이 수입되는 캐나다산 냉장삼겹살의 평균가격이 ㎏당 5,297원, 냉동된 벨기에산은 3,846원이었다. 남성 청바지의 경우 멕시코산인 리바이스와 A&FㆍAE 등 3개 브랜드의 최저 수입가격은 2만192원, 최고는 5만8,794원이었다. 여성용 리바이스 청바지 한 제품(멕시코산)은 수입가격이 3만5,000원에 불과했지만 비슷한 중국산 제품이 14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ㆍ퓨마 등 3개 브랜드의 인도네시아산 운동화 수입가격은 1만1,758∼8만100원으로 평균가는 2만4,960원에 그쳤다. 이들 브랜드 제품은 시중에서 평균 4만~6만원에 팔리고 있으며 비싼 것은 10만원대 후반이다. 유아용품의 폭리도 극심했다. 유럽산 유명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의 수입 최고가가 54만5,205원인 데 비해 판매가는 149만원으로 책정됐다. 수입가 30만원대 중반의 베베카 역시 80만원 내외에 팔리고 있다. 최근 인기인 뉴질랜드산 산양분유는 평균가격이 2만2,300원(1㎏)이었지만 시중가는 5만원이 훨씬 넘는다. 샴푸는 판매가가 수입가를 압도해 팬틴ㆍ비달사순ㆍ헤드&숄더 3개 브랜드의 수입 평균가격은 2,230원(850㎖)에 불과했다. 아뜰리에와 부르주아, 크리스찬 디오르, 클라란스, 겔랑 등 5개 브랜드의 립스틱은 개당 평균 수입가가 6,832원, 가장 비싼 것이 9,649원이었다. 백화점 가격은 3만원에서 3만3,000원 사이다. 명품의 가격차는 더욱 극심해 백화점에서 70만원에 팔리는 부가티 안경테는 17만원에 불과했다. 공개된 수입가는 운임과 보험료ㆍ세금이 포함돼 시중가와의 차이는 물류비ㆍ영업비용ㆍ마진 정도라고 관세청은 밝혔다. 폭리 논란이 일자 해외수입명품과 의류 등을 판매하는 백화점은 해외브랜드의 경우 입점 수수료만 받을 뿐 유통가격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으며 대형마트들은 식품류 판매가는 수입업체의 마진과 비용이 포함돼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업체와 해외브랜드의 국내 지사 등은 이번 수입가격 공개가 병행수입 제품 등이 포함돼 실제 수입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리바이스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정품 리바이스 청바지는 중국ㆍ인도 등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멕시코산은 수입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물가급등 대책의 하나인 수입가격 공개는 향후 분기별로 계속된다. 관세청은 여론 추이를 봐가며 공개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수입업체가 복수일 경우 브랜드별로 수입가를 공개하는 것도 검토한다. 관세청은 세부자료를 한국소비자원에 넘겨 국내 판매가 조사 및 공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천홍욱 관세청 통관지원국장은 "수입가격 공개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고 수입ㆍ유통업체가 과도한 가격인상을 자제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기업이나 수입업체들이 가격공개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통상마찰을 부를 수도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관세법 등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격을 공개했지만 외국계 기업들이 자국 정부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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