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15일] 메인호 폭발

[오늘의 경제소사/2월15일] 메인호 폭발 권홍우 편집위원 원인 모를 테러 하나가 미국을 강대국의 반열로 올렸다. 필리핀과 괌ㆍ푸에르토리코를 얻고 쿠바가 영향권에 들어왔다. 1898년 2월15일, 발생한 메인호 폭발 사건의 결과다. 아바나항에 정박 중이던 6,682톤짜리 전함이 순식간에 침몰, 승무원 266명이 목숨을 잃은 이 사건은 미국을 뒤흔들었다. 코앞의 쿠바를 지배하는 스페인은 내심 못마땅하게 여기던 터. 퓰리처와 허버트의 극우신문들은 스페인을 배후로 지목하며 전쟁을 부추겼다. 스페인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인 미국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4월20일 선전포고의 결과는 어린애 손목 비틀기. 스페인 동양함대가 필리핀 마닐라만에서 박살나고 쿠바도 4개월 만에 미군의 손에 떨어졌다. 미 대륙을 발견한 스페인 제국은 돈이 되는 식민지를 모두 뺏겼다. ‘소풍 같은 전쟁’은 두 명의 영웅을 낳았다. 최고 화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쟁이 터지자 해군부 차관직을 던지고 대령 계급장을 단 특공대장으로 활약해 대통령에 오르는 기반을 쌓았다. 군의관 월터 리드도 말라리아와 황열병의 원인이 모기라는 사실을 규명, 수많은 병사들의 생명을 구해냈다. 수에즈 운하를 뚫은 프랑스인 러셉스도 실패한 파나마 운하 공사를 미국이 1914년 완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세계 최대 군병원인 월터리드 미육군의료센터의 이름이 그에게서 나왔다. 우리도 이 전쟁의 영향을 받았다. 겨우 얻은 필리핀에서의 기득권을 보장받기 위해 미국이 택한 파트너는 일본. 한국과 필리핀의 식민화를 상호 묵인하자는 가쓰라-태프트 밀약 속에 조선은 망국의 늪으로 빠졌다. 미국의 개입을 유도하려는 쿠바 독립군의 소행인지, 미국의 자작극인지, 메인호 폭발의 원인은 지금도 미스터리다. 입력시간 : 2006/02/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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