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삼성 독주에 대한 단상


삼성전자가 3ㆍ4분기 글로벌스마트폰시장에서 5,0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경쟁자 애플에 압승을 거뒀다. 갤럭시 S3의 판매돌풍으로 아이폰 5 출시효과가 본격화하기 전인 애플을 ‘더블스코어’ 차이로 제치고 손쉽게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전자가 글로벌스마트폰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유일한 경쟁자인 애플도 이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에는 숨이 차 보인다. 불과 3년 전 ‘아이폰쇼크’로 휘청거렸던 때를 떠올려보면 대단한 반격이다.


전체 휴대폰시장에서는 무적에 가깝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분기 판매량 1억대를 처음 돌파하며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일반 휴대폰을 만들지 않는 애플이나 스마트폰에서 고전하는 노키아는 절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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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국내로 돌려보면 삼성전자의 독주(獨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3ㆍ4분기 국내시장 점유율이 80%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계는 이미 출발선에서 이탈했고 같이 달리던 LG전자ㆍ팬택은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각 15% 안팎의 점유율마저 무너지며 중간에서 넘어졌다. 경기장에 선수들은 많은데 삼성전자 혼자 뛰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되며 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로 경쟁업체들이 경기에서 아예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다. 최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삼성전자의 독과점 논란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독주를 삼성전자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제품을 잘 만들고 브랜드파워와 마케팅으로 많이 판매하는 것은 다른 경쟁사도 원하는 바 아닌가.

그러나 삼성의 독주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주장을 100%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독과점은 경쟁업체뿐 아니라 고객들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애플의 사례에서 잘 나타난 것처럼 한 업체의 독주는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방해하는 등 해당 산업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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