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서울 도심에서 격화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가 한국의 미래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톰 번 무디스 수석 부사장은 2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쇠고기 협상 반대시위가 지금 당장 한국의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지만 장기적인 성장관점에서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번 부사장은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 계획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무디스의 이 같은 전망은 이명박 정부의 추가 협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반대여론과 타협하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한국의 국가 신인도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성 진단으로 풀이된다. 번 부사장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표출되는 민족주의적 분위기는 자국 내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참여를 가로막아 경쟁력을 갖춘 역내 금융중심지로 거듭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쇠고기 수입 문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정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북한 핵무기 신고와 관련해 “한반도 지역에서 큰 진전인 것은 틀림없지만 북핵 프로그램 폐기로 한국의 국가등급 ‘A2’가 즉시 격상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빠르게 불어나는 한국의 대외부채에 대해 “부채증가가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진다면 국가등급에도 여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