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 도래한 대규모 단지 매물 싸게 잡아볼까.’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전세계약기간 2년이 지나 만기가 도래한 단지의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발품만 팔면 주변에 비해 1,000만~2,000만원 정도 싼 전세 매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15일 부동산114와 일선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서울 성북ㆍ용산 등지에서 지난 2001~2005년 입주한 1,000~2,000가구 안팎의 대규모 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계약 만기 매물이 최근 부쩍 늘면서 전셋값 하락에 가속이 붙고 있다. 성북구의 경우 2005년 4월 입주한 길음동 대림 e-편한세상과 대우 푸르지오 아파트가 대표적인 예. e-편한세상은 24ㆍ33ㆍ38ㆍ43평형 총 1,800여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로 최근 30평형대를 중심으로 매물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평형별로 1억7,000만~2억5,000만원에서 형성됐던 전셋값이 최근 한달 새 전평형에 걸쳐 1,000만~2,000만원 정도 내렸다. 인근 C중개업소 사장은 “30평형대를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지하철이 비교적 먼 거리여서 매수세는 많지 않다”며 “30평형대의 경우 봄 이사철에 비해 2,000만원 정도 빠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3~50평형 2,200여가구로 구성된 인근 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단지가 경사면에 위치해 있어 평형별로 e-편한세상에 비해 전셋값이 500만원 정도 더 낮다.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은 2001년 8월 입주 아파트로 6~8월 만기가 도래하는 가구가 많다. 전세 시세는 24평형이 1억8,000만원, 32평형이 2억2,000만원선, 42평형이 2억8,000만원선으로 성수기에 비해 고루 1,000만원가량 시세가 하락했다. 인근 B중개업소 사장은 “입지가 좋아 수요는 꾸준히 따라 붙는 편”이라며 “하지만 매물이 늘다 보니 시세는 당분간 하락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성북ㆍ용산은 5월 둘째주를 기준으로 전셋값 주간변동률이 각각 -0.78%, -0.24%로 서울 25개 구 중 최저 1~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은 평균 0.04% 내렸다. 고양시 행신동 SK뷰(800여가구)의 경우도 2005년 4월 입주 아파트로 최근 전셋값이 평형별로 1,000만~2,000만원 정도 내렸다. 현재 시세는 26~45평형별로 1억3,000만~2억1,000만원 사이다. 인근 S중개업소 사장은 “이사비용 등을 고려해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급이 늘면서 집주인들이 한달 전에 비해 1,000만원 정도 낮춰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주변에서 유일한 새 아파트로 전셋값이 인근 단지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