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까르푸 단독인수 부담" 공동전선

■ 홈플러스+이랜드, 까르푸 인수 추진<br>중복상권 회피·유통그룹 도약<br>양측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br>인수戰, 핵폭탄급 변수로 부상

까르푸 매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핵폭탄급의 변수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그동안 잠잠하던 롯데가 최근 신격호 회장의 ‘까르푸를 인수하라’는 지시에 힘입어 본격 가세한데 이어 홈플러스와 이랜드간의 ‘적과의 동침’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까지 발생한 것. 인수가격 제시 데드라인을 일주일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전은 흡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여하튼 이번 ‘공동 전선’이라는 깜짝 카드로 양사가 롯데와 함께 우선협상대상자를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홈플러스와 이랜드 모두 ‘뭉치는 길’만이 상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단독으로 인수할 경우 인수 가능성도 낮고 자금 부담도 되는 동시에 만약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문제점이 남기 때문. 홈플러스의 경우 까르푸 전체 매장의 3분의 1 이상이 자신들의 상권과 겹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홈플러스 42개의 매장 중 32개 점포를 갖고 있는 까르푸와 상권이 겹치는 곳은 시흥, 부산 해운대, 안산, 인천, 청주 등 대략 10여 군데다. 그래서 홈플러스는 예전부터 부분 인수를 희망했지만 워낙 까르푸가 포괄 매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고민 속에서도 인수전에 가담해왔다. 또 시중에 홈플러스가 인수가로 1조7,000억~1조8,000억원을 배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4조6,000억원 매출에 3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겹치는 상권에 부실 점포까지 떠안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M&A의 귀재인 이랜드와 손잡을 경우 이 같은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으면서 실리는 실리대로 챙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비수익 점포나 상권내 겹치는 일부 매장을 이랜드에 넘기고, 이랜드는 자신들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이들 매장의 활용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랜드가 지난 2004년 교직원공제회와 함께 뉴코아백화점을 인수, 부실점포는 정리하고 우량점포는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경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랜드는 이들 매장을 그대로 할인점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일부는 리모델링을 통해 매각하거나 일부는 아울렛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랜드는 ‘종합유통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까르푸 매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랜드는 3월 현재 백화점 2개, 아울렛 18개, 슈퍼슈퍼마켓(SSM) 25개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32개 매장을 통째로 먹기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누군가의 협력자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건은 홈플러스와 이랜드 양측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부합된 결과물이지만 그 파괴력은 기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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