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과 비정규직법 등 주요 민생ㆍ경제 법안들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순탄치 않다. 여야가 주요 쟁점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이들 법안의 2월 처리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사실상 처리 시한인 27일까지 막판 절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타결 여부는 미지수다.
◇금산법 합의 안되면 27일 표결처리=금산법은 소관 상임위인 재정경제위원회 금융소위 논의가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97년 법 제정 이전 삼성생명이 취득한 삼성전자지분에 대해선 5%룰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고, 제정 이후 삼성카드가 사들인 에버랜드 지분에 대해선 강제매각하자는 ‘권고적 당론’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생명의 전자지분은 인정하되 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은 의결권만 제한하자는 입장이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양당의 정조위원장간 협상으로 접점 찾기에 나섰지만 절충이 안되고 있다.
양측은 일단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선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단 유예 기간 등 세부적인 부분은 아직 이견이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전자 지분의 처리를 놓고 양측이 서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계안ㆍ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27일 소위에서 표결 처리할 것을 제안했고 금융소위 간사인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이 이를 거부하진 않았다고 한다. 소위 구성이 열린우리당 5명, 한나라당 4명, 민주당 1명으로 돼 있어 표결로 갈 경우 김효석 민주당 의원이 캐스팅 보트다. 김 의원은 삼성생명의 전자지분 처분 방향에 대해 “하루 이틀 내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며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야 4당, 비정규직법 4월 임시국회 처리키로=비정규직 법안 처리는 결국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전망이다. 한나라당ㆍ민주당ㆍ민주노동당ㆍ국민중심당 등 야 4당은 22일 원내대표회담을 통해 노동계와 정치권이 좀 더 대화할 수 있도록 법안처리를 차기 임시국회로 미루는데 합의했다고 심상정 민노당 원내부대표가 전했다.
심 부대표는 “남은 기간 동안 민노총 신임 지도부를 비롯해 비정규직 남용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실질적 보호 법안 만들기 위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2월 처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사실상 법안의 강행 처리는 어렵다.
이날 열린 환노위 양당 간사 협의에서도 다음 임시국회 처리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양당 정책협의회를 갖고 ▦성폭력 범죄 방지 관련 법안에 대해 신속 심사해 처리하고 ▦지방선거 공영제 확대를 위한 입법을 신속하게 추진하며 ▦사학법 개정안 국회 제출되면 상정해 교육위원회에서 논의한다는 것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