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유명화가들의 드로잉이나 판화, 수채화 등 종이 작업만을 모은 이색 경매를 19일 실시한다. 경매의 제목은 ‘종이와 판화 작업(Works on Paper & Prints)’.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캔버스에 유화만 고집해 아직 종이작업이 저평가돼 있는 것이 사실. 판화는 여러 장을 찍어 희소가치는 떨어지지만, 작가의 혼은 그대로 담고 있어 예술적 가치에 결코 부족함이 없다. 외국의 경우 예컨데 과슈(불투명수채화)로 그린 피카소의 ‘곡예사와 어릿광대’가 3,800만달러에 거래되는 등 종이 작업 작품의 가치는 손색없는 완성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경매는 지금까지 경매장에서 유화 작품이 수억원대에 낙찰됐던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등 이른바 블루칩 화가의 종이 작품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경매시간도 평소보다 한 시간 늦춰 오후 6시부터 시작해 전문 수집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퇴근길에 들러 볼 수 있도록 했다. 전체 출품작 126점 중 대부분 100만원 이하에서 경매를 시작하는 작품이며, 50만원 이하 시작 작품도 40%에 이른다. 유명화가 중에서는 김환기가 과슈(불투명수채화)로 그린 50∼60년대 작품 ‘무제’의 경매 시작가가 900만원이며, 종이에 펜으로 그린 드로잉 2점의 경매 시작가는 각각 150만원이다. 박수근의 ‘기름장수’ 등 판화 3점은 각각 50만원, 드로잉은 120만원에서 경매가 시작되며 이우환의 수채화는 300만∼400만원, 판화의 시작가는 150만원이다. 김창열의 수묵채색화는 700만원, 장욱진의 매직화는 300만∼400만원, 김상유의 판화는 3점 세트에 90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된다. 박수근 판화가 보통 10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비하면 이번 경매 시작가를 상당히 낮게 잡았다는 것이 K옥션 측의 설명이다. 외국 작품의 경매시작가는 후안 미로의 판화가 350만∼450만원, 헨리 무어의 판화가 300만원, 잭슨 폴록의 판화 500만원, 마르크 샤갈의 판화 700만원,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판화 400만원, 알렉산더 칼더의 판화 300만원 등이다. 경매일시는 19일 오후 6시. 경매품 사전 전시는 12∼18일 사간동 K옥션 경매장. (02)2287-3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