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의 유통담당 A연구원은 지난 24일 오후 현대백화점 IR담당 부사장이 최근 작성한 면세점 입찰 후보자에 대한 평가보고서에 대해 힐난하는 항의전화를 받았다. 해당 보고서는 7개 대기업 면세점 사업 후보자를 분석해 점수화했는데 현대백화점은 가장 낮은 570점을 받았다.
A연구원은 "IR담당 부사장이 '이틀 내 보고서를 회사 홈페이지에서 내릴 것과 내용이 인용된 기사를 모두 없앨 것, 보고서가 잘못된 내용임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게재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독립성을 침해한 공갈·협박이 행해졌다며 갑질 논란으로 번졌다. 그동안 증권가에서는 기업과 증권사의 금융거래 관계가 리서치센터에도 영향력을 미쳐 리포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A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는 어떠한 이권과 영향력의 개입 없이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한 것"이라며 "리서치 위상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떨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승용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진정성 있게 리포트를 작성했기 때문에 삭제할 생각은 없다"며 "현대백화점이 불만을 제기하는 순위표를 포함해 어떠한 수정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현대백화점 측은 편파적인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 보호 차원이었을 뿐 협박은 아니었다며 즉각 해명했다. 현대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해당 연구원이 매긴 점수표가 근거가 빈약하고 관세청에서도 과열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지시한 상황이어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토러스증권과는 아무런 거래관계가 없어 갑질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토러스증권에 해당 연구원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지침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