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이미지 어떻게 만드나 [2008 희망의 원년 '소프트 파워 코리아'를 향해]선진국엔 전통문화 홍보하고, 개도국엔 '성장 신화' 보여주자 최형욱기자 알려지지 않은 일화 하나. 지난 2001년 10월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 부주석은 국내 조계종의 서정대 총무원장 등 종단 지도부를 대거 초청했다. 문화대혁명의 여파로 중국에 사실상 승려는 사라졌고 대승불교의 법통은 한국에만 온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찬에 참석했던 한 승려는 “후진타오는 중화(中華)라는 국가 비전 달성을 위해 경제강국은 수단적 목표, 문화강국은 궁극적 목표라고 얘기했다”며 “문화정책을 수립하는 데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일화. 지난해 11월 우 나이 아예(You nay aye) 미얀마 중앙은행 부총재는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는 “한국이 전쟁을 겪고도 이렇게 고도성장을 이뤘다는 게 도저히 믿을 수 없다. 미얀마도 꼭 한국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화들은 한국이 국가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돼가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짧은 시간에 선진국 문턱에 들어선 성공담과 근대화 와중에도 명맥을 이어온 전통문화를 매력 포인트로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이미지는 국가 위상, 국민 품격 고양,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등 지식정보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ㆍ문화적으로는 활력이 넘치지만 국제 규범을 준수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폐쇄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분단ㆍ시위 등 부정적인 이미지와 경제발전ㆍ월드컵 등 긍정적 이미지가 섞여 있는데다 사건ㆍ인물 등에 국한돼 총체적인 대표 상징이 없는 상태다. ‘다이내믹 코리아’ 슬로건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변동성이 크다는 뜻으로 긍정적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일각에서는 ‘한강의 기적’ 신화를 상징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아프리카ㆍ동남아 등 개발도상국 인사들이 중후장대형의 국내 산업시설을 방문할 경우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한국을 다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규모 산업박물관ㆍ산업공원 등을 만들어 브랜드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한국 전통문화의 홍보로 독창적인 문화국가로서 이미지를 확보하는 것도 필수이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매력도를 평가하면 개도국은 경제적 요소를, 선진국은 한국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알타미라 동굴 벽화보다 울주군 반구대 암각화가 더 중요한 문화 자산인데도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복ㆍ고려복식ㆍ김치문화ㆍ민속주ㆍ기와주 등의 의식주와 전설과 민담ㆍ고려청자ㆍ전통문양ㆍ산수화ㆍ민속화 등은 세계적으로도 통할만한 소프트자원이라는 설명이다. 입력시간 : 2008/01/17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