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스파이, 공단을 노린다

중기·벤처 보안체계 허술…작년 불법 기술유출의 65%차지


산업스파이, 공단을 노린다 중기·벤처 보안체계 허술…작년 불법 기술유출의 65%차지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관련기사 • 한번 털리면 3번은 예사…"보안 무방비" • 국정원 보안 교육도 中企·벤처중심 전환 • 국내 산업공단 현황은 “보안요? 100% 뚫려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2월 초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구미공단. 이곳에서 LCD 핵심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 중소기업 A사가 국가정보원의 보안진단 서비스 후 통보 받은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국정원 진단 결과 A사의 보안체제는 56점. 인원보안이나 문서보안ㆍ시설보안 등이 50~70에 불과했다. 전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국산 LCD TV 핵심기술 업체의 보안수준은 이처럼 평균점수에도 못 미치는 열악 그 자체였다. 국정원 보안진단의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를 잠깐 둘러봤는데도 10여곳 이상에서 보안 허점이 발견됐다”며 “현재 상태라면 외부에서 마음만 먹으면 100% 기술유출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공단 내 H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반도체 공정장비 업체다. 그러나 H사는 내부 직원과 해외 경쟁업체가 짜고 계획적으로 핵심 기술을 빼돌리려 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당할 뻔했다. 산업 스파이의 기술유출 시도는 미수에 그쳤지만, 실제 유출됐을 경우 해외 경쟁업체의 유사제품 출시로 수천억원의 손실을 볼 뻔한 사건이었다. H사는 인원보안을 허술하게 하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 더욱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중소ㆍ벤처기업들이 밀집한 산업공단이 중국 등 경쟁국가 기업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여기다 각종 산학협동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ㆍ서울대 등 대학들의 보안의식이나 체계도 주먹구구식을 벗어나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1일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말 현재까지 불법 기술유출 적발사례는 92건으로 이 가운데 공단 내 중소ㆍ벤처기업이 60건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이는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중소ㆍ벤처기업이 경쟁사 산업 스파이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특히 산업 스파이의 활동은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에서 부산ㆍ대전 등 지방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이나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주요 대학들로 확산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IT 분야를 중심으로 한 중소ㆍ벤처기업의 신기술을 노리는 산업 스파이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구미 등 산업공단 중심으로 피해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3/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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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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