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재정 정책에 따른 국가채무 증가와 관련한 지적이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집권당의 정책 사령탑인 고흥길(사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가 재정건전성은 국제적인 이슈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와 여당 일부에서 하반기 비과세 감면 종료와 추가 증세를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 움직임이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이다. 그는 다만 섣불리 증세에 나설 뜻은 아님을 에둘러 밝혔다. 그는 “완연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점 등을 감안해 당분간 현재의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취업자가 8년여 만의 최대인 58만여명에 이르는 등 국내 여건은 좋아졌지만 남유럽발(發) 금융위기 등 외부변수가 여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무엇보다 서비스업 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기업과 정부 사이에서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당이 중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 그는 “최근 경기회복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서민생활안정으로 연결되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연구개발 투자와 서비스 산업 선진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고 정책위의장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3선 국회의원이다. 그는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말 많던 미디어법을 처리하기도 했다. 또한 북한대학원대학 북한 관련 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등 주된 경력은 언론 및 북한 분야에 한정한다. 비경제통이라고 할 만한 그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의구심 어린 시선을 받는 이유다. 그의 신중한 언행은 대야관계에서는 장점이지만 주도적으로 정책을 이끌기에는 다소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책위의 한 관계자는 “정책위의장은 큰 틀에서 여러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라면서 “겉으로는 유순한 성품으로 보이지만 비공개 회의에서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고 정책위의장은 정책위 기능ㆍ역할 확대를 통해 수평적 당정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는 16개 국회 상임위원장의 여당 간사를 모두 정조위원장으로 선임했다. 6개였던 정조위가 16개로 커지는 셈이다. 이는 그동안 6명의 정조위원장이 당정회의를 주도한 탓에 나머지 의원들이 배제됐다는 내부 비판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