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첫 행선지는 경기도 시흥 오이도의 한샘 5공장 물류센터. 90여분을 달려 도착한 1,800평 규모 물류센터 앞에 한샘 직원들이 나와 중소 가구인들을 맞았다. 이날 인솔자로 나선 한샘의 김신흥 차장은 "이곳 오이도 물류센터는 월 500억원 규모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곳으로 많게는 하루 25억원어치를 처리한다"며 "녹다운 방식 포장으로 한 차량에 여러개 제품을 실어 물류비 효율을 높이는 한편 시공사원들이 드라이버만 들고가서 제품을 조립할 수 있도록 혁신했다"고 소개했다. 중소 가구인들은 30여분간 물류센터를 돌아보며 각각의 제품 코드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 물류와 보관 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고 별도 공간에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궁금증을 해소했다.
다음 행선지는 이케아의 국내 첫 점포인 광명점. 건물 안팎에서는 전구를 설치하고 마감재 시공을 하는 인력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샘과 달리 이케아에서는 단 한 명의 직원도 나오지 않았다. 제품 진열 전이라 보여줄 것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한 가구사 대표는 "이케아 광명점을 간다기에 없는 시간을 쪼게 참가했는데 최소한 이케아 진출 후 국내 가구산업을 우려하는 국내 가구인들에게 이케아가 어떤 회사고 한국에서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지 정도는 설명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국내 시장에 대해 이케아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는지 알만하다"며 혀를 찼다.
건물 둘레를 따라 7만8,450㎡ 규모의 부지를 걸으며 가구인들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약 1,4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과 이케아, 롯데아울렛이 연결되는 것을 보고는 "이런 데도 이케아를 가구전문점으로 분류하다니 정부와 지자체가 제정신이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눈에 담기 어려운 거대한 외관에 "이제 한국 가구산업은 다 망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세 경영인을 데리고 온 한 중소가구업체 대표는 "앞으로 우리 회사가 맞서야 할 상대이기에 자식을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이케아 매장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는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가구인들을 만나 설립을 약속한 가구디자인클러스터 부지가 있었다. 이케아 진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최근에서야 경기도는 경기가구산업연합회를 중심으로 입주 희망기업을 찾고 있다. 한 가구단체 관계자는 "일단 경기도에서 지원을 하겠다고 하니 회원사 상당수가 입주하기로 하긴 했는데 이케아 외관을 보고 나니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어두운 표정을 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