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자원개발 테마주와 개미들

[기자의 눈] 자원개발 테마주와 개미들 "세력들 먹고 튀면 우는건 개미들뿐"자원개발 테마주 과열 양상…공시만 믿고 투자시 '쪽박' 위험 고광본기자 kbgo@sed.co.kr “자원개발 테마주들의 끝은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해 말부터 주식시장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자원개발 테마주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석유ㆍ가스 등 해외자원 개발에 너도나도 뛰어들겠다고 하는데 과연 뒷감당할 능력이 되는 곳이 몇 개나 있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결국 자원개발은 뒷전이고 주목적은 테마에 편승해 차익을 챙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인 K(37)씨는 “그동안 각종 테마주들의 흐름을 볼 때 결국 세력들은 자원개발 테마를 이용해 ‘먹튀’하고 개미들만 또 피해를 볼 것”이라고 단언했다. 해외자원을 개발하려면 엄청난 자금과 노하우, 그리고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자원개발에 뛰어드는 곳들을 보면 경영이 부실해 제 앞가림도 못하는 중소기업들이 적지않다. 심지어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가려보기 위해 자원개발사업을 표방하는 곳도 있다. 그럼에도 자원개발 테마는 지금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열광하고 기업도 앞 다퉈 사업목적에 자원개발사업을 추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 12월 결산법인의 주주총회가 모두 만료되면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자원개발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할지 예측하기조차 쉽지 않다. 문제는 자원개발 테마의 양상이 위험수위를 넘었지만 감독당국이나 투자자 모두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이미 바이오 테마나 엔터테인먼트 테마와 같이 들불처럼 번졌던 수많은 테마들의 결과가 참담했는데도 말이다. 특히 금융감독 당국마저 이렇다 할 대처방안을 갖고 있지 않아 심각성을 더해준다. 금융감독원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나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자원개발계획을 넣는 단계에서는 개입할 수 없고, 앞으로 증자신고서를 내게 되면 사업실체를 밝히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도 기업들이 증자신고서를 낼 때 사업계획을 첨부하도록 돼 있어 이는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과 다름 아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허위공시나 공시번복에 대해 엄격한 처벌계획을 거듭 밝히는 것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말이다. 결국 이번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처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시장에 불공정행위가 만연하기 전에 선제적인 대응책은 나올 수 없는 것인지 씁쓸하기만 하다. 입력시간 : 2007/03/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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