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금융시장 불안은 여전

미국 국채값 연일 강세·기업 부도위험성도 사상최고<br>FRB 긴급 금리인하 조치 불구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 판단<br>TB 2년물 수익률 0.35%P 급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불구,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TB) 가격이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기업들의 부도 위험성을 보여주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RB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TB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무려 0.35%포인트 급락한 1.99%까지 떨어졌다.(가격은 상승) 이는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TB 10년물 수익률도 0.2%포인트 급락한 3.43%까지 떨어졌다. TB 수익률이 이처럼 단기간에 급락(가격 상승)한 이유는 FRB의 금리인하 조치에도 미 경기침체의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인식 때문이다. 채권 트레이더들이 FRB의 추가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FRB는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날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기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0.8%로 하향 조정한 뒤 “FRB가 좀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일 미 FRB의 기준금리가 3.50%로 낮아짐에 따라 TB 2년물 수익률과의 금리차이(스프레드)는 1.5%포인트 이상 벌어지게 됐다. 또 단기채권에 대한 선호로 단기금리 하락폭이 장기금리 하락폭보다 더욱 커지면서 장단기 금리차이는 1.43%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도쿄 JP모건 에셋매니지먼트의 구니베 신지 펀드매니저는 “시장의 혼란이 국채 가격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며 “경기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ㆍ캐나다 및 유럽ㆍ아시아 기업들의 CDS 위험도 역시 상승하고 있다. CDS가 올라가면 해당 기업의 유동성 위험 및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과 캐나다 기업 125개로 구성된 마킷 CDX 북아메리카 지수의 CDS는 0.17%포인트 상승한 127을 기록, 지수가 측정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유럽 기업 125개로 구성된 마킷 이트라스 유럽지수도 0.1%포인트 오른 92.5를 나타내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최대 보험그룹인 AIG의 CDS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메릴린치와 베어스턴스의 CDS 역시 5일 연속 상승했다. 아베르덴 에셋매니지먼트의 토마스 플라허티 펀드매니저는 “기업들의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단순한 (시장심리 불안으로 인한) 패닉이길 바랄 뿐”이라며 “실제로 곤란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신용담당 애널리스트인 크리스 바이올은 “FRB의 긴급 금리인하 조치는 미국의 경기회복에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불안감 해소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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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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