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5월 7일] 리튬광 확보 본격 나서야

김신종(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지금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도 빠지지 않는 글로벌 이슈 중의 하나가 바로 녹색성장이다. 녹색성장의 목적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실현하는 데 있다. 아울러 지구환경 보호를 꾀하는 데도 있다. 친환경차 리튬전지의 원료
세계 각국은 물론 거대 기업들은 저마다 이러한 녹색성장을 유도하는 친환경 정책과 기술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의 대표적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는 자동차 산업 업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친환경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한 달 동안 서울과 뉴욕ㆍ상하이 등에서 잇달아 열린 국제모터쇼의 테마는 친환경차였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신차들이 앞다퉈 공개됐다. 국제모터쇼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끌었던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자동차가 그것이다. 그린카(Green car)로도 불리는 이들 친환경차를 움직이는 동력은 휘발유나 경유 등 기존 연료가 아닌 리튬전지이다. 리튬 배터리로 달리는 전기자전거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평지에선 페달로 달리다가 오르막에서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데 한번 충전하면 60킬로미터 정도를 달릴 수 있다. 리튬전지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는 국가의 미래를 걸고 리튬전지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후 핵심 기술인 리튬이온 전지산업 육성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3국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 싸움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들도 최근 세계 어디에서나 재충전이 가능한 차세대 전기차 충전용 공동 플러그 상용화에 합의하면서 친환경차 개발 경쟁에 불을 댕겼다. 경금속 광물인 리튬은 지금까지 유리나 윤활유, 2차 전지 등에 주로 많이 쓰였다. 현재도 노트북과 핸드폰 등이 나오면서 2차 전지로서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 전기자동차 등이 상용화 되면 그 수요는 예상 밖으로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리튬전지의 원료가 되는 리튬 광물의 안정적 확보는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과제이다. 자동차 산업과 노트북ㆍ핸드폰ㆍ카메라 등의 첨단 전자산업을 더욱 발전시켜야 할 우리나라로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4월29일 볼리비아와 리튬광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리튬 매장량 세계 1위인 볼리비아에서 리튬광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 볼리비아 정부는 리튬을 경제 성장을 이룰 마지막 자원으로 보고 다른 나라의 진출을 까다롭게 제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 리튬 개발에 관한 협정은 의회 비준을 거치도록 헌법에 정해 놓았을 정도다. 이번 MOU도 성사 여부가 마지막까지 불투명했으나 광업부 장관실까지 찾아가 리튬 개발에 대한 의지를 장시간 설득한 끝에 타결시킬 수 있었다. 알베르토 에차수 광업부 장관으로부터 한국기업의 리튬 등 자원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얻어냈다. 양국은 빠른 시일 내 프로젝트 공동검토를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유망 프로젝트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녹색성장 맞춰 수요 증가 대비를
이미 광물공사는 리튬전지의 대중화에 대비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리튬광 확보를 위한 우유니 프로젝트 투자여건조사 설명회를 갖고 진출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4월21일 라디오 연설에서 전기자전거를 예로 들며 친환경산업 발전을 통한 녹색성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부는 앞으로 전기자전거 대중화를 위해 오는 2018년까지 1조2천억원을 투입해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대중교통과 연계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리튬전지로 달리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거리를 가득 메울 날이 불과 몇 년 남지 않았다. 전기자동차와 전기자전거의 연료원인 리튬광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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