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9월 11일] 도덕성 회복운동 시급하다

10대 소녀 2명이 째려본다는 이유로 같은 또래 지적 장애인에게 인분을 먹이고 담뱃불로 지지며 성폭행을 가해 1명은 구속되고 1명은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 근래 갈수록 잔혹해지는 청소년범죄의 한 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의 성범죄 발생건수가 지난 2001년 1만3,204건에서 지난해 1만8,351건으로 38.9% 증가했다고 한다. 성범죄가 30분마다 1건씩 발생하는 꼴이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드러난 성범죄는 빙산의 일각이고 여성부 조사에 의하면 성범죄 피해 신고율이 7.1%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성범죄가 급증하는 까닭은 개인적 일탈보다는 음란ㆍ폭력물이 범람하는 사회적 풍토가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 정책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난 강력사건 중심으로 입안, 추진되다 보니 근본적 해결보다는 처벌 위주로 흐르는 것도 문제로 드러났다. 청소년 범죄 갈수록 잔혹해져 그런데 성인들의 성범죄도 문제지만 최근 급증하는 10대 청소년의 흉악범죄도 시급히 대처해야 할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청소년범죄가 갈수록 흉포ㆍ잔혹해지는 원인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음란물과 폭력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현실과 TV 및 인터넷 공간의 구분 능력이 떨어져 성추행이나 살인도 쉽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들 범법 청소년 대부분이 자신들의 끔찍한 범죄행위를 뉘우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죄의식도 별로 없다는 방증일 것이다. 최근 만들어진 잔혹한 폭력영화는 리얼리티에 충실하게 만든다는 핑계로 거친 욕설, 잔인한 폭력, 노골적 성행위 등을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영화를 보고 청소년들이 무엇을 배우겠는가. TV도 마찬가지다. 일부 사극을 제외한 연속극은 온통 거친 말싸움과 악다구니, 불륜과 이혼으로 뒤범벅이다. 잔혹한 폭력영화가 화면을 시뻘겋게 피 칠갑을 하는 것이나 TV 화면이 불륜으로 도배하는 것이나 오십보백보다. 이제 성범죄를 포함한 청소년 흉악범죄 행위를 가정과 학교의 일부 낙오자들의 문제라고 손 놓고 있을 때가 지났다. 원인 분석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들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서 낙오되고 범죄의 길로 빠질 것이 불 보듯 분명하다. 이미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난 청소년들은 보호시설과 대안학교를 늘려 사회적응을 도와야 한다. 아울러 파괴된 가정의 복원도 시급하다. 이와 같은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지 않으면 급증하는 청소년 범죄를 막을 수 없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가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기에 매우 걱정스럽다. 전에는 드물던 몰상식하고 부도덕한 현상이 흔히 벌어지고 있다. 윤리도덕은 실종되고 불의와 패륜이 난무한다. 이것이 단순한 시대의 변화나 세대 간의 갈등 때문은 아닐 것이다.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세태가 변해도 인간의 기본적 상식, 보편타당한 도덕적 가치기준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일부 청소년의 반성을 모르는 패륜적 범죄행위가 사회문제로 급부상한 이유는 극단적 개인주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결국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인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몸만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중학생에서 고교생으로 자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부모들은 먹고살기 바빠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했고 학교에서는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기계'만 양산했으며 사회에 나가서도 남을 배려하지 않는 극단적 경쟁심과 각박한 사회구조 등이 이런 몰지각하고 부도덕한 다음 세대를 양산한 것이다. 가정·학교서 人性교육 강화를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이 인간교육이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제대로 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을 시켜야 한다. 가정과 학교가 관심을 기울여 아이들이 믿을 수 있는 울타리가 돼줘야 하고 사회에 내보내기 전에 사람다운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비행 청소년, 미래의 범죄자 양산이라는 참담한 사태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나라가 더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인간교육을 강화해 도덕성을 회복하는 길밖에 없다. 이런 패륜적이며 엽기적 현상을 더는 버려둘 수 없다. 사실 이 모두가 국가와 사회 지도층의 역사의식이 부족한 탓이고 인성교육이 잘못된 결과다. 따라서 안보도 중요하고 경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도덕성 회복운동을 벌이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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