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10월 21일] 근거없는 부동산 대폭락론

최근 수도권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흐름이 매매시장의 상승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부산과 대구, 수도권 일부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예상 밖의 활기를 띄고 있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대폭락론'의 진원지 역할을 해온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관측은 일종의 '착시 효과'에 불과하다고 반박한다. 선대인 부소장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전세가가 오르니 집값도 뛸 것이라고 보도하는 일부 신문들은 무책임한 선동을 일삼는 것"이라면서 이른바 '부동산 일보'들을 정면 겨냥한다. 그는 "대세하락기에는 매매가격 하락 속에 일시적인 전ㆍ월세 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만기 도래액이 2009년의 두 배에 이르는 2012년경에 부동산 대폭락기가 닥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의 주장 역시 그가 비판하는 각종 보고서나 신문기사들처럼 논리가 박약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그가 주장하는 '2012년 대폭락론'은 여러 가지 조건이 붙어 있다. 주택담보대출 만기 도래액이 두 배가 되더라도 이때까지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시중금리가 갑자기 올라가는 충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권이 만기를 연장해주기 어려울 정도의 대내외 환경이 조성돼야(외환 고갈 또는 유동성 위기 등)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세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부동산 대폭락론'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럴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이 대세하락기의 또 다른 현상이라는 그의 주장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전세가와 매매가는 2~3개월의 시차를 가지고 움직이는 관련지표라고 이해하는 것이 상식적인 것이지 전세가격 상승을 굳이 '대폭락의 전조'라고 이해해야 할까. 시각이 고정되면 어떤 현상이라도 그렇게만 보이는 것이지 달리 해석할 여지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포되고 있는 '부동산 대폭락론'의 의도는 무엇일까.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주목을 받고 이를 통해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이익을 얻어 보자는 계산 때문일까. 유감스럽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보나 지식도 이미 경제적 편취의 수단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그런 이득과는 별도로 곡학아세(曲學阿世)나 혹세무민(惑世誣民)에 대한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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