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기침체 여파로 독일과 미국 등지에서 내로라하는 거부(巨富)들의 자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92억달러에 이르는 독일 VEM그룹의 총수 아돌프 메클레(74)가 경영난을 비관해 열차에 투신자살했다. VEM그룹은 종업원 10만명, 연매출 300억유로 이며, 메클레는 독일내 5위, 세계 94위의 거부로 알려졌다. 현지 검찰은 메클레가 5일 블라우보이렌의 철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면서 타살의 징후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의 가족들은 "금융위기로 인한 기업의 손실과 지난 수주간 그와 관련된 불확실한 상황,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좌절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게 했다"고 말했다. 메클레는 지난해 폴크스바겐 주식의 옵션 매매에 따른 막대한 손실과 가족이 소유한 회사의 채무 문제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지만, 금융권이나 연방정부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해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화학업체를 독일 최대 시멘트 제조업체 하이델베르그시멘트와 제약회사 피닉스 파르마한델, 라티오팜 등 여러 사업군을 거느린 거대 VEM 그룹으로 키워냈다. 이날 미국 시카고 인근 케인 카운티 셰리프국은 미국 굴지의 부동산 경매업체인 '셀던 굿 & 컴퍼니 옥션스 인터내셔널'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븐 굿(52)이 5일 오전 수목원에 주차된 재규어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셰리프국은 굿이 총으로 자신을 쏴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영역을 의욕적으로 넓혀 왔고 40억 달러 매출실적을 올리는 데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하지만, 승용차 내부에서 사망 원인을 추정할 수 있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업무 연관성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3일 프랑스계 투자회사인 액세스 인터내셔널 아드바이저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르네이-티에리 마공 드 라 빌레후셰(65)도 뉴욕 맨해튼 소재 자신의 사무실에서 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