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獨·佛 정상 공생의 손 잡았다

메르켈 "사르코지 대선 지지" 사르코지 "독일식 구조개혁"<br>유럽위기 타개 영향줄지주목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가 지난해 한 정상회의장에서 만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다정하게 인사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동안 사사건건 대립과 타협을 반복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이례적으로 서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최강국인 독일 총리의 지지에 힘입어 대선정국을 돌파하고 메르켈 총리는 사르코지 재선을 통해 긴축정책 위주로 짜인 독일의 유럽 위기해법에 대한 지지 약속을 받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메르켈식 해법에 대해 유럽의 다른 국가들은 "유럽 복지모델이 위기에 처하고 남유럽은 2류 국가로 떨어질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사르코지 대통령이 4월 재선을 노린 경제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독일식' 노동시장 개혁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기업이 부담하는 '사회보장세'를 축소해 유럽 최고 수준인 프랑스의 노동비용을 130억유로가량 절감하기로 했다. 대신 10월1일부터 '사회적 부가세'로 알려진 부가가치세를 현행 19.6%에서 21.2%로 인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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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은 더 이상 벼랑 끝에 서 있지 않다"며 위기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인다면서도 "프랑스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선례에 따라 구조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노조와의 임금 및 근무시간 협의에서 기업에 더 큰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지난 2000년대 초 도입된 '주35시간 근무제'가 "우리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8월1일부터 프랑스 단독으로 0.1%의 금융거래세를 도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오랜 숙적인 독일을 벤치마킹하겠다는 프랑스 대통령의 이례적인 공언은 올 봄 프랑스 대선 캠페인 때 사르코지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깜짝' 선언이 있은 지 불과 수시간 뒤에 나온 것이다. 지지선언의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 지지의 대가로 독일식 경제해법을 전폭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특히 메르켈 총리의 선언은 독일식 위기해법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사회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사르코지 대통령을 앞선 가운데 나와 프랑스 정권교체 가능성을 둘러싸고 양국 정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비쳐진다. 올랑드 후보는 독일이 주장하는 긴축노선이 경제활력을 잃게 할 뿐이라고 비난하며 당선될 경우 유럽연합(EU)의 새 재정협약을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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