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과학계 논문 '허위 논란' 사례

쇤 사건 등 "사이언스, 네이처도 속았다"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줄기세포 논문내용이 `허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학계의 유사 사례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가지 알려진 사례 중 황 교수팀과 가장 유사한 것은 미국 벨 연구소의 얀헨드릭 쇤 박사 사건. 쇤 박사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평균 8일에 한 번 꼴로 나노 트랜지스터 관련논문을 쏟아냈고 이 중 무려 17편이 세계적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무더기로 게재되며 세계 물리학계의 신성(新星)으로 떠올랐다. 유력한 노벨상 수상후보로 부상한 쇤 박사에게 의문부호가 제기된 것은 그가 서로 다른 두 편의 논문에 실은 별개의 실험 그래프의 노이즈가 일치하는 것을 다른과학자가 발견하면서부터. 데이터 조작 의혹이 일었고 다른 과학자들이 논문대로 재연을 시도했지만 쇤 박사와 같은 결과를 얻지 못하자 논문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광범위하게 퍼졌다. 결국 벨 연구소가 2002년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쇤 박사는 실험을 20명의 공동저자들을 배제한 채 혼자 진행했으며 실험 노트를 보관하지 않았고 모든 원 데이터파일이 컴퓨터에서 지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벨 연구소의 조사위원회는 4개월간의 검증을 거쳐 24개의 의혹 중 최소한 16개에서 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쇤은 연구소에서 해고됐고 박사학위마저 박탈당했으며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학술지에 게재된 모든 논문은 취소돼 쇤의 화려한 '연구성과'는 희대의 사기행각으로끝났다. 일본 도쿄대 다이라 가즈나리(比良和誠) 교수의 경우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리보핵산(RNA) 관련 중요 논문 12편을 발표해 네이처 등에 게재했으나 실험 결과가 재연되지 않아 사실 여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다. 도쿄대 조사위원회는 조사에 착수한 결과 실험 데이터를 상세히 밝힌 실험노트가 없어 신뢰성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위는 논문 4편에 대해 결과를 입증할 만한 데이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다이라 교수에게 재실험을 실시하고 상세한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청해 재실험 결과에따라 사기 여부가 최종적으로 규명될 전망이다. 1989년에는 미국 유타대학의 스탠리 폰즈(Stanley Pons) 교수와 마틴 플라이시먼(Martin Fleischmann) 교수가 기자회견을 열고 상온에서 핵융합을 성공시켰다고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 같은 연구 성과는 핵융합을 실용화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완전 해결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그러나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등 세계 각지의 유명 학자들이 실험을 재현한결과 그 같은 결과를 얻지 못했고 유타대의 발표로부터 두 달 뒤 미국 물리학회는유타대의 상온핵융합이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1903년에는 프랑스의 유명 물리학자 르네 블론로(Rene Blondlot) 교수가 새로운광선인 N선을 발견했다고 발표했고 1906년까지 40여명의 다른 과학자들이 N선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보고했으며 총 300편의 논문이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이듬해 미국인 학자가 블론로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N선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다수의 과학자들이 블론로의 유명세에 홀려 '집단환각'에 빠졌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사기 사건과는 다소 다르지만 국내에서는 2001년 한국 교수 3명이 공동집필해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산하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캐나다 교수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2004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하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한국인 재료공학자가 무려 8건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네이처에의해 밝혀져 세계 학계에서 한국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 그러나 황 교수의 논문이 `허위'로 완전 판명될 경우 이들 표절 논문 사건과는비교도 안 될 정도로 한국 학계의 대외신인도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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