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 금융시장 '녹다운' 정부 환율상승 용인 편승한 투기세력 "달러 사자"달러당 982원대…외화자금 조달시장 붕괴 위기채권 손절매 이어져 금리 급등·코스피 43P 급락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고환율발(發) 후폭풍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수급 불균형과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상승 용인 입장에 편승한 역외 투기세력의 매수 공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10거래일 연속 치솟으며 980원을 넘어서자 외화자금조달 시장인 스와프 시장은 달러 부족으로 붕괴 위기에 내몰렸고 채권시장은 스와프 시장과 연계된 외국인의 손절매 물량이 속출하며 금리가 급등했다. 주식시장 역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과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매도 공세까지 더해져 1,610선까지 크게 밀려났다. 환율-채권-주식이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버린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하락세를 보여온 은행권 자금줄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까지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 지난해 말의 금융시장 패닉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전일 대비 11원10전 급등한 982원40전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월20일 이후 최고치다. 재정환율인 원ㆍ엔 환율은 엔ㆍ달러 환율이 12년5개월 만에 달러당 100엔대로 급락함에 따라 100엔당 전일 대비 37원25전 폭등한 980원44전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 급등은 전날 밤 역외세력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대거 달러를 사들이며 시장참가자들의 매수세를 촉발한데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4,000억원 이상 순매도와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LG디스플레이와 만도 지분 매각에 따른 대규모 달러 매수와 칼라일캐피털이 부도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환율폭등을 부채질했다. 환율급등의 여파는 스와프 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원화와 달러를 맞바꾸는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달러 부족 사태로 폭락을 거듭, 이자율스와프(IRS) 금리와의 격차인 스와프 베이시스가 지난해 11월 스와프 시장 붕괴 수준에 다다렀다. 스와프 시장 붕괴는 이와 연계된 채권 손절매로 고스란히 이어지며 금리급등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환율급등과 궤를 같이하며 국채선물시장에서 연일 매도 공세를 펼치던 외국인은 이날도 6,011계약을 순매도하며 금리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환율급등으로 환차손과 함께 컨트리 리스크를 우려한 외국인의 재정거래 매수도 주춤해져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11%포인트 급등한 5.27%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은 0.10%포인트 상승한 5.31%를 나타냈다. 최근 5.17%까지 하락했던 CD 금리도 0.03%포인트 상승한 5.21%를 기록해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도 전일 미국 증시의 하락세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매도 행진이 지속돼 거래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3.21포인트 급락한 1,615.62포인트를 코스닥지수는 9.48포인트 하락한 621.81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이는 1월30일의 1,589.16포인트 이후 최저치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화 값 폭락으로 한국 경제 전반이 동반 추락하는 컨트리 리스크 문제까지 불거지며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외환당국의 적절한 시장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식 불황 빠지나" 불안 확산 칼라일 캐피털 파산 임박 환율·채권·주가 악순환의 연결고리 유가 배럴당 110弗돌파 "얼마까지 오를까" '칼라일 쇼크' 아시아 증시 동반 추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