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까지 1만여개 중소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마무리된다.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외부감사 대상이면서 신용공여액 50억원 이상~500억원 미만인 1만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늦어도 이달 말까지 영업실적과 현금흐름 등을 토대로 신용위험 기본평가를 할 예정이다. 이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 중인 기업이나 공공기업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채권단은 기본 평가에서 불합격된 중소기업에 대해 7월 말까지 세부평가를 해 구조조정 대상을 결정할 계획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은행의 경우 이르면 이달 말에, 금융기관 전체로는 늦어도 7월 말까지 중소기업의 옥석 구분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평가에서 C등급(부실징후기업)을 받은 곳은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D등급(부실기업)은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이어서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감당 못하는 기업, 영업활동과 관련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 등이 구조조정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150개 안팎, 신한은행ㆍ하나은행ㆍ기업은행ㆍ농협 등은 50~100개씩의 중소기업을 세부평가 대상으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구조조정의 가속화를 위해 채권단이 중소기업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 중간 점검도 할 계획이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에다 경기회복 조짐으로 최근 시중 자금난이 다소 풀림에 따라 중소기업 정책의 기본 방향이 전방위적인 신속 지원에서 선별 지원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또 중소기업 신속 지원 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지원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중소기업이 폐업ㆍ휴업하는 것과 같은 도덕적 해이의 유형을 분석하고 있고 이를 은행들이 대출심사에 활용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자금 지원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겠지만 구조조정도 병행할 방침”이라며 “이번 평가는 일시적으로 유동성만 지원하면 살 수 있는 기업과 근본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기업을 가려내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