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2 경제 성적표와 시사점

국민의 정부 마지막 해인 올해 우리경제는 세계 경제의 침체속에서도 물가안정과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6%가 넘는 실질성장을 달성함으로써 적어도 거시적으로는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월드컵과 대선등 굵직 굻직한 행사에도 불구하고 안정기조 속에 건실한 성장을 실현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 이 같은 성과는 무엇보다도 가계대출 증대에 다른 국내 소비증대와 수출이 기대이상으로 호조를 보인데 힘입은 것이라 할수 있다. 건국 이후 누계로 따져 금년이 무역수지 흑자 원년이라는 점도 올해 우리경제에서 특기할만 일이다.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합병을 통한 은행의 대형화가 상당정도 진전됨에 따라 금융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반이 어느 정도 갖춰지게 됐다.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으나 대한생명의 민영화가 마무리된 것도 빼놓을수 없는 성과로 꼽을수 있다. 일부 대형 부실기업들의 처리가 다소 지연되고는 있으나 문제 해결을 위한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 하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내용면에서는 적지않은 문제를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이후 부동산 중심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지나친 가계대출과 신용불량자의 양산, 부동산 투기바람으로 경제가 홍역을 치른 것은 아쉬운 대목이 아닐수 없다.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과소비와 부동산투기등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다시 가계대출 억제로 돌아서고 소비심리가 냉각되어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되는 상황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금년 내내 증시가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장기간의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리경제 성적표에서 감점요인이 아닐수 없다. 금년에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에도 우리경제는 국내외적으로 여러가지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나 대체로 5%선의 실질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소비심리를 어느 정도 살려나가면서 기업의 투자마인드 회복과 수출의 지속적인 증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특히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노사관계 개선등을 통해 전반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아울러 수출의 지속적인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 새정부가 출범하는 첫해에는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새 정부의 정책기조를 조기에 확립하여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새해 우리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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