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쟁사 꼬집는 `우회비교`광고 눈길

재치와 유머로 무장한 비교 광고들이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9월 허용된 비교광고가 도입된 지 1년6개월만에 세련된 재치와 유머를 무기로 국내 광고 수준을 점차 높이고 있다. 하나로통신 `하나포스V`와 KT `메가패스 VDSL`의 비교광고 경쟁은 KT가 경쟁사인 하나로통신의 `하나`를 언급하며 시작됐다. KT가 메가패스 광고 `육상선수`와 `치타`편에서 “아직도 하나?”, “바꿔야 하나?”라고 말해 경쟁사인 하나로통신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 이에 하나로통신은 하나포스V `인라인스케이트`편에서 초고층 빌딩을 질주하는 탤런트 조인성의 “절대 날 이길 수 없을걸!”이라는 외침으로 맞대응 한다. 한국과 일본 디지털 카메라의 광고 경쟁도 흥미롭다. 삼성케녹스 `디지맥스V` 광고에서 가수 비는 도쿄 전자상가 아키하바라에서 디지맥스V의 탄생을 알리며 승리의 V를 그린다. 그는 또 “나는 어렸을 때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태권V가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아직도 나는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하며 승리를 장담한다. 이에 올림푸스카메라는 한 여성이 비 내리는 거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당신의 디카는 `비`앞에 당당한가”라는 광고로 응수한다. 올림푸스는 카메라의 방수 기능을 강조하는 동시에 디지맥스V의 모델인 가수 `비`를 은연중에 꼬집고 있는 것. 대한항공의 인쇄광고 `스타보다 팀이 우선이다` 편도 언뜻 보면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광고 같지만, 글로벌 항공동맹체 `스카이 팀`의 일원인 대한항공이 최근 `스타 얼라이언스`에 공식 가입한 아시아나항공을 은근 슬쩍 비꼰(?) 광고다. 숙취해소 음료 `땡큐`의 광고도 “여명이 밝아와도 당신의 컨디션은 괜찮습니까?”라는 문구를 사용, 경쟁 제품인 컨디션과 여명808을 동시에 비교하는 재치를 보였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도입 초기에 비해 점차 세련된 비교 광고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비교 광고가 마케팅 수단으로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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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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