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몬티 총리의 국내 지지율은 두 달 전 71%에서 최근 34%로 반토막 났다. 집권당의 지지율도 63%에서 50%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경제위기 속에 취임한 몬티 총리는 '슈퍼 마리오'라 불릴 정도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세금인상과 연금개혁을 단행해 국내외에서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6%대를 웃돌며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자 지지율이 추락한 것이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을 전후로 6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상승하며 몬티 총리 취임 초기 수준으로 급등했다.
긴축에 힘을 실어주던 각료들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심이 몬티 총리를 떠나는 상황에서 마냥 지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재정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포괄적인 세금인상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자기 부서의 예산삭감에는 반대하는 등 잇속만 챙기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급기야는 내년 봄으로 예정된 총리 교체 시기를 이번 가을로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WSJ는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총리의 국내 입지가 줄어든다는 것은 유로존 차원의 위기"라며 "향후 몬티 총리의 지지율은 유로존 위기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펙터 재무장관은 "이탈리아가 막대한 채무 때문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에 대해 몬티 총리는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나라 관료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며 "이탈리아는 유로존 경제의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펙터 장관도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어떤 징후도 없다"면서 앞서 발언을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