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는 11일 열린우리당 창당 2주년 기념식에 ‘대통령 메시지’를 보내지 않기로 9일 전해져 당ㆍ청간의 불편한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청와대의 이 같은 방침은 정치권의 합종연횡 기류가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기념식에 화환은 보내지만 의미를 담는 메시지는 없다”며 “해마다 메시지를 보낼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 메시지는 축하인사 같은 의례적인 말이 아니라 내용을 담아야 한다”면서 “지난해는 1주년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올해는 그럴 필요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이 2년 전 창당대회와 지난해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잇따라 서면 메시지를 보냈고 지난 4월 전당대회에는 영상메시지를 보낸 전례를 감안하면 ‘무메시지’는 다소 이례적인 조치로 받여들여진다.
이에 따라 최근 공개석상에서 청와대와 대통령 때리기에 나선 우리당과의 이상기류가 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열린우리당 호남 출신 의원들 사이에 민주당과의 합당론이 심심찮게 거론되는 것도 청와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