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은 하반기 국내 경기가 지금보다 악화돼 '상저하저(上低下低)'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기상황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59.0%가 '하반기 경기 전망이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29일 밝혔다. '비슷할 것'과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21.6%와 19.4%에 그쳤다.
최근 국내 경기상황과 관련, '계속 둔화 중(56.3%)' '둔화세는 진정되고 정체된 상황(39.5%)' 등 대부분 기업이 비관적인 관점을 갖고 있었다. 반면 '회복 중'이라는 응답은 4.2%에 불과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라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국내 경기의 최저점으로는 올해 4ㆍ4분기(27.4%)를 가장 많이 꼽았고 올 3ㆍ4분기(24.6%), 내년 이후(21.6%) 등의 순이었다. 지난 2월 대한상의 조사에서 나타난 2ㆍ4분기 경기바닥론이 힘을 잃고 있는 셈이다.
경기 불안요소를 묻는 질문에 대해 대내적 요인으로는 '내수부진(33.5%)' '물가불안(25.0%)' '수출둔화(16.9%)' 등을 차례로 들었다. 대외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57.9%)'가 가장 많았고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32.7%)' '미국경제 회복 여부(6.2%)' '중국 등 신흥국 경기둔화(2.0%)' 등의 순으로 답했다.
최근 경영애로로는 '원자재가 부담(30.6%)' '판매부진(28.8%)' '수익성 악화(25.2%)' '경쟁심화(6.9%)' '자금조달(3.5%)' 등의 의견이 나왔다. 향후 경영상 고민거리와 관련해서는 '수요감소(33.5%)'가 가장 많았고 '원자재 안정적 수급(22.0%)' '신규 수익원 확보(13.7%)' '임금·원자재 등 비용 부담(8.9%)' 등의 순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물가불안 우려도 있어 부진한 수출과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정부가 대내외 불안요인에 잘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