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악재 속에서도 증시는 비교적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동안 조정을 받은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유가가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상승 중이어서 배럴당 70달러를 넘지 않는 한 증시의 중요한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고유가 악재를 극복하고 13포인트나 오르며 다시 1,1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뒀다. ◇유가, 부담되지만 추세 결정 요인은 못돼=8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사상최고가인 배럴 당 64달러선을 넘은 데 이어 거래 마감 가격도 전날에 비해 1.52달러(2.42%) 오른 63.82달러를 기록, 이틀째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유가는 시간외거래에서도 63.98달러까지 치솟았다. 유가의 고공 행진 영향으로 뉴욕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영향으로 서울 증시도 장 초반 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장중 반전에 성공한 뒤 꾸준히 상승폭을 키워 나갔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급등했는데도 주가가 오른 데 대해 유가가 더 이상 중요 변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단기 리스크 요인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은 중국의 경제 개발 등에 힘입은 수요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경기회복을 수반하기 때문에 주가도 함께 올라가는 것”이라며 “유가가 70~80달러대에 진입하지 않는 한 과거와 같은 유가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 완료다’ 대 ‘일시적인 반등이다’ 해석 엇갈려=그러나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반전, 기업 실적 모멘텀 등을 고려할 때 조정이 완료되고 추세 상승을 재개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계속되는 외국인 매도세, 미국 증시 하락 등을 감안할 때 기술적 반등을 보인 뒤 다시 조정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조정 완료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그동안 조정폭이 50포인트나 돼 충분한데다 ▦20일선 근처에서 지수가 지지되고 ▦프로그램을 제외할 경우 기관이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점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