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7일 오후 6박7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 “첫 미국방문과 정상회담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면서 “그간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국민에게 인사했다.
간단한 귀국보고를 마친 노 대통령은 고 건 총리 및 국무위원 등 환영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뒤 청와대로 가 고 총리로부터 화물연대 파업 타결 경위와 물류대책 등을 보고받는 등 여독도 풀지 않은 채 곧바로 집무했다.
오후 5시5분께 도착한 특별기에서 내린 노 대통령은 밝은 회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귀국보고회장에서 육ㆍ해ㆍ공 3군 의장대와 국악대, 양악대, 전통의장대 등 231명으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례적으로 입국 때 의장대를 사열한 것에 대해 정부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와 회담성과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당초 예정엔 없었으나 청와대 참모진이 방미 성공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국민에 대한 귀국보고에서 “우리 국민이 안보와 경제차원에서 이번방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때문에 무거운 책임감으로 방미 일정에 올랐었다”며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한반도 안정과 경제발전의 토대를 굳건히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억지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과 정책인식에서 부시 대통령과 일치했다”며 “우리로서도 신장된 국력을 바탕으로 더욱 완벽한 국방대비 태세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한미2사단 재배치의 일단 유보 입장과 별개로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전세계적인 군사전략에 따른 주한미군 조정의 불가피성과 이에 대비한 자주국방태세의 필요성을 우회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나서도록 국제사회의 협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북한도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대북 메시지도 전했다.
이날 공항에는 고 총리 내외를 비롯한 국무위원과 민주당 정대철 대표및 3역, 청와대 문희상 비서실장과 수석 등 고위인사 50여명이 출영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