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며 강세를 이어가자 일본경제가 수출경쟁력 약화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86.53엔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1일 이래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23일 도쿄외환시장에서도 엔ㆍ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86.34엔까지 하락했다. ★관련기사 5면
엔화 가치는 최근 3개월 사이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8%, 12.4%나 급등했다. 특히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이날 “미국 경제전망이 아주 불투명하다”고 밝히자 엔화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22일 엔화는 16개 주요 통화에 대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이케다 모토히사(池田元久) 일본 재무 부상은 “일본은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엔화 강세를 피하기를 희망한다”며 엔고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일본경제는 수출에 힘입어 가까스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 일본경제는 수출경쟁력 약화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일본중앙은행(BOJ)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수출기업들은 내년 3월까지 약 6개월간의 환율흐름을 달러당 90.06엔대로 설정한 상태다. 현재 환율이 당초 전망보다 훨씬 더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주요 수출주가 하락세를 주도한 가운데 5일 연속 내렸고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도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은 여전히 재정위기 가능성으로 고전하고 있고 미국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엔화 선호도는 더 강화될 것”이라며 “엔ㆍ달러 환율이 지난해처럼 달러당 86엔 밑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