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기관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경제가 회복된 데 대해 칭찬하는 한편 자만하거나 개혁을 소홀히 하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국제통화기금(IMF)은 7일 이사회를 열어 한국 2억4,500만달러, 타이에 대한 5억달러의 지원금 인출을 승인하면서 두 나라의 구조개혁과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표명했다.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는 『한국은 경제여건이 호전됐다고 미완성 개혁에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특히 5대 재벌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으며 올해 그 속도를 더할 것』이라며 『정부가 강력한 경기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내수가 취약하고 실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은행(IBRD)은 이날 발표한 연례 「세계개발금융(GDF) 보고서」에서 올해 이머징 마켓의 성장률이 지난해의 1.9%보다 낮은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남미 등에서 경기후퇴가 시작되고 이머징 마켓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과 타이가 올해 성장세로 돌아서 자금유입이 재개될 것이며 한국 등 아시아 5개국이 내년 3.5%, 2001년에는 4.5%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의 뉴욕 현지법인인 도이체방크 증권은 이머징 마켓 포트폴리오의 현금 보유비중을 7.5%에서 2.5%로 낮추고 그 자금을 증권에 투자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이 회사는 아시아의 한국·필리핀, 중남미의 멕시코, 동유럽의 그리스·헝가리 등에서 증시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한국과 타이의 정부가 합법성을 가지고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국의 정치민주화 모델로 한국을 언급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